야릴로VI - 1.2 동트는 태양 아래 - 1.2.5 별은 차가운 장난감
제레:
이게 바로… 게파드가 말한 그 열계인가?
단항:
이것과 비교하면 변방 통로의 침식은 완전 새 발의 피였군
선택지:
「스텔라론」의 위치는 어떻게 확인하지?
단항:
서벌이 스텔라론은 벨로보그 북쪽 설원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 그곳에 가려면 먼저 열계 미궁의 출구를 찾아야 해
Mar. 7th:
이 장소… 뭔가 이상한 것 같지 않아? 마치… 마치 많은 눈이 우릴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제레:
여기… 소름 돋고 불편해. 피부에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아
단항:
이제 우린 가이드도 없고 스텔라론을 탐지해줄 탐사 수단도 없으니——매사를 신중히 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비관적일 것도 없어. 열계의 오염이 심해질수록 근원에 가까워졌다는 증거니까
제레:
이건——브로냐 거야!
선택지:
이건 보육원에서 찾았던…
제레:
맞아! 설마… 브로냐가 벌써 여길 온 건가?
Mar. 7th:
우, 으앗! 저기 봐!
Mar. 7th:
저건 브로냐!? 뭐, 뭐야! 어떻게 쿠쿠리아도 있지?!
단항:
아니, 저건 그들이 아니야
저건… 일종의 잔영? 열계에서 복제되어 나온 일종의 잔류 에너지……
Mar. 7th:
그럼 분명 여기 왔었다는 거지?
단항:
게다가 보니까 앞쪽으로 가는 것 같아
제레:
하, 잘 됐네! 가이드를 못 찾을까 봐 걱정했는데. 가자!
제레:
이 장치 되게 복잡하네, 브로냐랑 수호자는 어떻게 지나간 거지?
Mar. 7th:
휴, 간단하지 않을 거란 거 알았잖아……
맞다! 방금 공터에 「에너지 중추」같이 큰 게 있지 않았어? 가서 봐보자, 이 문하고 무슨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단항:
깊은 열계 속에 있는 물건을 너무 만지는 건 찬성하지 않지만…
Mar. 7th:
않지만?
단항:
…다른 방법이 없어, 살아남으려면 각오를 해야지
Mar. 7th:
헛, 이성적인 단항도 모험정신에 타협하는 날이 오다니!
Mar. 7th:
장치는 반응을 하는데?
…근데 문은 왜 꼼짝도 안 하지……
제레:
다른 장치가 있는 건가?
단항:
응, 장치를 설계한 사람은 분명 외부인이 쉽게 통과하지 못하길 바랐겠지. 계속해서 에너지 중추를 찾아보자
Mar. 7th:
저길 봐! 다음 장치를 발견한 것 같아!
제레:
나도 봤어, 가자!
Mar. 7th:
소리 들었어? 이 장치도 열린 것 같아!
가서 다음 걸 찾아보자!
제레:
다음 장치는… 아, 저기 문 뒤에 있네
단항:
스위치가 없어, 방법을 찾아보고 돌아서 가자
제레:
이렇게 황량한 곳은 처음이야… 리벳 타운도 아직 광부의 온기가 남아있는데
단항:
리벳 타운은 열계가 뻗친 촉수에 불과하지만——우린 지금 심장으로 파고들고 있지
Mar. 7th:
됐다! 이 장치도 꼈어
단항:
스텔레,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선택지:
물어봐
단항:
전에 말했던 그 꿈, 아직도 기억해?
지금은 깨어있다는 거 알지만, 꿈속의 「소리」를 다시 떠올릴 수 있는지 한번 시도해봐
선택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그 기이한 꿈을 회상해 보려고 하자, 생각 깊은 곳을 따라 그 소리도 때마침 뇌리를 파고든다……
스텔라론 소리:
쿠쿠… 리아… 위험이… 다가온다……
필히… 근절해야 한다… 필시… 제대로……
단항:
어때?
선택지:
어떤 목소리가 쿠쿠리아를 불렀어…
단항:
이건 내 추측인데——네가 들은 소리는 스텔라론이 어떤 방식으로 쿠쿠리아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아
그리고 네가 그 소릴 들을 수 있는 건 네 몸에 있는 게… 이 세계의 「스텔라론」과 공명하기 때문인 거지
Mar. 7th:
어?! 네 말은 「스텔라론」 이 말을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야? 그런 건 들어본 적 없는데……
단항:
이제까지 몸속에 「스텔라론」을 수용할 수 있는 인류는 없었어
선택지:
「스텔라론」이 우리가 가는 걸 알아…
제레:
…그럼, 우린 자진해서 함정으로 뛰어드는 꼴 아니야?
단항:
맞아, 그리고 브로냐가 미끼일 수도 있어
Mar. 7th:
단항의 추측이라면 거의 틀림없어. 하지만 지금 알았다고 해도 이제 돌아갈 방법이 없잖아
제레:
흥——어차피 퇴로는 없어, 최소한 쿠쿠리아한테 당하지 않을 준비는 됐잖아. 매복이 있으면 어때?! 우리가 질 리 없다고!
제레:
브로냐를 구하고 쿠쿠리아를 이겨서 그 스텔라론이란 것도 박살 내겠어!
Mar. 7th:
성공이야! 이 장치 문은 해결한 것 같아, 정말 쉽지 않았어……
제레:
브로냐한테 한 발짝 더 가까워졌네. 빨리 가자!
브로냐:
이해가 안 돼요… 정말 어머니 말대로라면 지난 몇백 년 동안 모든 수호자들께서 스텔라론의 부름을 거부했다는 건데……
그분들이 다 틀린 건가요, 어머니?
쿠쿠리아:
아직 모르겠니, 브로냐? 이곳에 옳고 그름은 없어, 인류의 오만과 얄팍함뿐이지
알리스 · 랜드 님을 비롯한——우리의 선조들께선 이 문명을 이어가기 위해 목숨을 거셨고, 후엔 점차 고요해져 기억은 눈보라에 흩어졌단다
그분들의 일생은 인간의 용기를 기리는 찬가를 짓기에 바빴지만, 별하늘을 바라볼 틈은 없으셨어
별하늘의 더 위대한 존재에게 천년의 세월은 보잘것없었고 미약한 종족의 성취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지
난 막다른 길에서 신세 한탄을 하는 그분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부질없는 운명을 고집한다면 새로운 출발을 선택하겠어
브로냐:
하지만, 「보존」의 클리포트——그분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위대한 존재」 중 하나가 아니신가요? 줄곧 벨로보그를 비호해온 건… 바로 그분의 힘이잖아요?
쿠쿠리아:
「보존」? 「보존」이 언제 인류를 똑바로 바라본 적이 있던가? 그것은 축성가의 망상일 뿐이다
넌 정말 위대한 소리를 듣게 될 거야, 브로냐…. 그리고 내 선택을 이해하겠지
브로냐: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아직 알려주시지 않으셨어요, 어머니
쿠쿠리아:
이곳은 벨로보그 북쪽의 경계로 700년 전, 알리스 · 랜드 님께서 제1진 실버메인 철위대 방어군을 이끄셨던 옛 전장이야
지금은… 버려진 희망일 뿐이며 곳곳에서 구세계의 잔향이 울려 퍼지고 있지
하지만 이 부서진 표상에 현혹되지 말거라, 브로냐. 약속이 실현될 그날… 이 폐허는 새로운 세계의 온상이 될 것이다
브로냐:
…어머니는 정말로 「스텔라론」의 약속을 믿으시나요? 그건 성 밖에 눈보라를 불러일으키고 열계의 문을 열었어요. 우리의 문명을 파멸시켰다고요——
쿠쿠리아:
——게다가 우리의 선조는 잘못을 저질렀지, 일찍이 파멸을 포용하지 못했어
브로냐:
……
쿠쿠리아:
천외의 침입자가 강림한 그 순간부터 이 세계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스텔라론… 그건 우리에게 한 줄기 희망을 줬지
다시 새 생명을 얻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해. 구세계에 속한 모든 흔적을 지우고 무의미한 운명을 포기해라… 이게 바로 「스텔라론」이 제시한 대가야
그분의 약속이 실현되면 브로냐… 우린 이 생을 버려 황량한 땅을 지킬 필요가 없어. 너와 나, 우린 폐허에서 솟아오르는 새로운 세계를 직접 보게 될 거야
Mar. 7th:
또 본 적 없는 새로운 괴물이야
단항:
우리가 있는 곳을 생각해 봐, 이상한 적이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한 일이지
제레:
이상한 괴물이든 뭐든 우리 길을 막을 생각 마——덤벼!
Mar. 7th:
이 적은 좀 다른 걸? 이게 열계의 산물인 걸 몰랐으면 인간이랑 싸우는 줄 알았을 거야
단항:
제멋대로 날뛰는 저급한 열계의 생물과는 다르군. 그들만의 생각이 있는 것 같고 뛰어난 전술까지 구사할 줄 알아
Mar. 7th:
봐, 브로냐랑 쿠쿠리아의 잔영이야——여길 지나간 게 분명해
선택지:
소리가 선명해졌어...
Mar. 7th:
엥? 그건 우리가 가까워졌다는 뜻 아니야?
단항:
북쪽 설원에 가까워졌다는 예감이 들어
쿠쿠리아:
초대 수호자님은 이곳에서 실버메인 철위대를 지휘하며 엄청난 희생으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단다
하지만 이 세계의 군단은 지칠 줄 몰랐어. 육신으로는 이렇게 무서운 적과 맞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셨지
절망하고 있던 그때… 그분은 「스텔라론」에 눈을 돌리셨고 최초의 소원을 비셨어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너도 잘 알 거야
브로냐:
그러니까… 「한파」는 사실 인간의 소원으로 만들어진 재난인 거네요…
쿠쿠리아:
아이러니하지? 스텔라론은 인류의 소원을 실현했을 뿐인데 우린 몇백 년간 그걸 숨겨왔다니
심지어 「그것」 으로 스텔라론을 막으려 했지… 슬프고 우습군
브로냐:
「그것」이요?
쿠쿠리아: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기술로 만들어진 것…… 구시대의 「컴퍼니」와 축성가의 망상으로 수용한 스텔라론의 억제 장치==
궁금한 게 많을 거란 걸 안다, 브로냐. 조금만 참으면… 곧 모든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Mar. 7th:
뭔가… 아까 전에 봤던 그 잔영이랑은 다른 것 같은데?
쿠쿠리아의 잔영:
침입자……
Mar. 7th:
엥? 마… 말을 했어?
쿠쿠리아의 잔영:
접근할 수… 없다…
제레:
망했어——Mar. 7th, 비켜서!
쿠쿠리아의 잔영:
..... 스텔라론에게는!
쿠쿠리아의 잔영:
침입자... 멈춰라!!
Mar. 7th:
이, 이 녀석, 진짜 본체 아니야?
단항:
외모는 같아도 결국엔 열계에서 복제된 가짜야. 무너뜨리자!
Mar. 7th:
…사라졌어
제레:
저 계단… 이제 저 길밖에 없네
단항:
어디로 통하는 이 여정의 종착지일 것 같군
Mar. 7th:
난 이렇게 빨리 끝나고 싶지 않아… 이 여정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제레:
그러니까… 브로냐, 그리고 상하층의 운명이 바로 앞에 있고… 우리 손에 달려있다 이거지
Mar. 7th:
이상해, 무섭고 긴장될 줄 알았는데… 아니야. 그냥… 실감이 안 난다는 느낌만 들어
선택지:
「개척」 여정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Mar. 7th:
가끔은 마무리가 즐거울 때도 있어
단항:
열차는 여러 세계를 지나왔어, 우린 그저 나그네고 이야기의 산증인이었지
우린 항상 세계의 사활을 결정하는 물결에 휩쓸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어
Mar. 7th:
다시 말해, 스텔레——네 첫 「개척」 여정은 운이 좋다는 거야!
제레:
원랜 좀 의기소침한 말을 할까 했는데 됐어. 너희랑 같이 모험을 하게 되다니 더 큰 어려움도 해볼 만할 것 같아
Mar. 7th:
맞아! 즐거운 모험은 원래 조목조목 따질 것 없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사귀고, 그러면서 몇 세계 더 구하는 거지——
선택지:
——이게 다 「개척」의 정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