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임무/제3장 - 페나코니

페나코니 - 3.2.4 성스러운 바가 문을 닫을 때

회색둥이 2025. 5. 10. 17:47

🎯 「성스러운 바가 문을 닫을 때」의 실제 의미: 정적 전야, 규율과 위선의 붕괴

📌 핵심 요약

이 장은 갈등이 폭발하기 전, 각 인물과 세력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리하고 진실에 접근하는 전야 장면입니다.
‘성스러운 바’는 감정을 숨기던 마지막 공간이자, 더 이상 회피가 불가능해지는 운명의 경계를 상징합니다.
이후 이야기는 침묵을 넘어서며, 도시 구조와 이상향의 균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핵심 전개 맥락

  • 개척자 일행은 사냥개 가문 감시자를 회피하고 갤러거와의 접촉에 성공.
  • 갤러거는 과거 참나무 가문과 시계공, 미하일에 얽힌 역사적 균열의 실마리를 제공.
  • 웰트와 아케론은 페나코니 각 ‘순간’을 순회하며 꿈의 도시가 실제로는 억압적 구조임을 인식.
  • 어벤츄린은 컴퍼니 내부 배신과 사례금 조작을 활용해 도시를 도박판 삼아 움직일 준비를 마침.

💥 테마 구조 해석

1. ‘성스러운 바’의 이중 상징

  • 제목의 ‘바’는 감정이 오가던 과거의 피난처지만, 이젠 정적과 감정의 단절을 나타내는 공간으로 기능.
  • ‘문이 닫힌다’는 건, 이제 누구도 더 숨거나 미루지 못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

2. 시계 트릭과 체계의 무력화

  • 사냥개 가문의 원칙주의자가 시계 트릭에 무너지는 장면은,
    페나코니 질서가 유희나 감정 앞에서는 너무도 쉽게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줌.

3. 페나코니 내부의 붕괴 조짐

  • 갤러거는 가족 내부 갈등과 시계공 유산의 비밀을 넌지시 흘림.
  • 웰트-아케론 대화는 페나코니 각 순간의 현실적 구조가 이미 붕괴 중임을 설명.
  • 블랙 스완과 저격자의 교차 장면은 정체성과 기억의 전쟁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

4. 어벤츄린과 도박사의 각오

  • 레이시오와의 대화에서 어벤츄린은 죽음을 무릅쓰고 시스템에 도전하는 도박사로 재등장.
  • ‘사례금’, ‘유서’, ‘시간 제한’은 전면 붕괴 직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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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

「성스러운 바가 문을 닫을 때」는 회피의 끝, 각성의 직전, 감정과 규율이 교차하는 정적의 한복판이다.
각 인물은 과거와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의 입장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이후 전개될 진실의 폭로와 조직 해체의 전면전에 대비한다.
도시는 이제 감정을 숨길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을 잃었으며, 진실은 행동을 요구한다.


스토리 전개

덜렁대는 사냥개 가문 일원
우린 보안관님의 명령에 따르고 있다! 무, 무슨 일이지?!

침착한 사냥개 가문 일원
전에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느라 바쁜거든? 컴퍼니 고위 임원 토파즈가 페나코니에 있는 동안 레버리 호텔에 머물고 있는지 감시해야 해——물론 이번엔 정확히 찾았지!

스텔레
(…역시, 그때 반디를 쫓던 녀석들이군)

선택지
또 만났네요

침착한 사냥개 가문 일원
……

덜렁대는 사냥개 가문 일원
네, 네가 왜 또 여기에… 또 트집을 잡으시겠다? 이번엔 안 무섭거든?

침착한 사냥개 가문 일원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괜히 방해하지 말고!

Mar. 7th
아는 사이였어? 스텔레… 어떻게 가는 곳마다 너한테 맞은 사람이랑 만나는 거야?

선택지
보안관님한테 볼일이 있는데, 지금 어딨죠?

Mar. 7th
맞아요, 저희는 가족 대신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거든요. 그쪽 보안관님과 얘기할 수 있을까요?

덜렁대는 사냥개 가문 일원
어, 그게……

침착한 사냥개 가문 일원
…이봐! 보안관님이 꿈 건축 경계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어떤 정보도 누설하지 말라고 했잖아!

Mar. 7th
사, 살인 사건이라니? 함부로 지껄이지 마

덜렁대는 사냥개 가문 일원
마, 맞아! 우린 할 말 없으니 이만 돌아가!

히메코
협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야. 그런데 보안관님이 꿈 건축 경계에 있다는 사실을 흘리고 갔네……

Mar. 7th
그럼 그 보안관님을 직접 찾아가면 되잖아…? 스텔레가 언급했던 갤러거 씨겠지?


토파즈
어벤츄린 씨와 거래해보니 어때? 영 적응이 안 되지?

토파즈
그 사람 스타일이 그래. 「모 아니면 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늘 친근한 척하지만 고객을 위험으로 몰아세우곤 해…. 뭐, 사람마다 각자 포부가 있는 법이니 너는 평가하지 않을게

토파즈
근데 어벤츄린 씨가 운이 좋은 건 사실이야. 담당했던 사건도 대부분 잘 해결됐고, 내기에서 진 적도 거의 없거든. 그래서 페나코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야

선택지
그렇게 대단해…?

토파즈
두 사건에 관해서는… 미안하지만, 내게도 정보가 거의 없어. 자세한 내막은 너희가 계속 조사해줘야 할 것 같아


Mar. 7th
경비가 정말 삼엄하네.... 이쪽도 그 사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나 봐

Mar. 7th
갤러거... 갤러거 씨는... 어딨으려나?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두 분, 실례합니다. 사냥개 가문에서 사건을 조사 중이니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Mar. 7th
…근데 잠깐, 거기 회색 머리, 왠지 낯이 익은데
…대체 페나코니에서 얼마나 소란을 피운 거야?

선택지
사람을 잘못 봤겠죠…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잘못 봤을 리 없어요! 지난번에 우정을 운운하면서 시계 트릭을 쓰고, 그 은발 소녀와 날 흠씬 두들겨 팼잖아요!

Mar. 7th
……

히메코
……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절대 들여보내 주지 않을 거예요…. 이만 돌아가세요. 어떻게, 무릎이라도 꿇고 빌까요?

Mar. 7th
스텔레, 대체 얼마나 못된 짓을 하고 다닌 거야……

히메코
저기… 우린한테 조사를 도울 수 있도록 가족이 발급해준 서류가 있거든. 그러니 갤러거 씨를 만날 수 있게 해주면 안 될까?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당신들이 말하는 그 갤러거가 대체 누군데요?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제게 그 이름을 언급했어요. 저 회색 머리는 저번에도 말했었다고요

Mar. 7th
네? 그 사람의 지시에 따라 이곳에 온 거 아니었어요?
우릴 보낸 건 보안관님이에요. 다른 건 얘기해줄 수 없어요

Mar. 7th
그럼 된 거잖아요. 저희가 찾는 게 그 사람이라니까요!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절대 안 돼요. 형님께선 가족의 체면이 걸린 일이니 누구든 함부로 들이지 말라고 하셨죠
다들 이만 돌아가세요. 이렇게까지 서로 곤란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히메코
귀찮게 굴었다면 미안해. 우린 이만 가자, 스텔레, Mar. 7th.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어

Mar. 7th
다른 방법… 아! 스텔레, 지난번에 무슨… 시계 트릭으로 저 남자의 마음을 돌려놓은 적이 있다며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어, 스텔레? 시계 소년의 신비한 마술 말이야!

선택지
그 말만 기다렸다고!

Mar. 7th
부탁할게, 스텔레!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형님께선 가족의 체면이 걸린 일이니 누구든 함부로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다들 이만 돌아가세요. 이렇게까지 서로 곤란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그 사냥개 가문 일원과 만난 적이 있는 당신은 그가 매우 원칙주의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기분이 좋을 때는 원칙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선택지
시계 트릭 활성화


원칙을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
어디 보자, 지금 시간이……
…뭐야, 언제 이렇게 됐지?
퇴근이다! 다들 절 막을 생각 말라고요——!

내레이션
원칙을 매우 고수하는 사냥개 가문 일원은 크게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Mar. 7th
……

히메코
……

Mar. 7th
스텔레, 네 시계 트릭 말이야…. 좀 위험한 것 같아

히메코
…그래도 더 이상 우릴 막지는 않을 거야. 가자, 갤러거 씨한테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지


갤러거
왜 이렇게 소란스럽나 했더니… 너희였군, 어서 와. 여기까지 온 걸 보니, 용건이 있나 보지?

히메코
갤러거 씨, 안녕하세요. 듣자하니, 저희가 이곳에 올 줄 알고 계셨나 보네요?

갤러거
하하하… 히메코 씨,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

히메코
…제 이름까지 알고 있나요?

갤러거
당연하지, 유명한 은하열차 소속이자 「시계공」의 귀한 손님인데 모를 리가 있겠나?

갤러거
전에 황금의 순간에서 이 친구를 만난 적이 있지. 그땐 은발 소녀도 함께였던 것 같은데……

갤러거
…그 소녀의 죽음에 애도를 전하네

선택지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해요…

히메코
그래서 갤러거 씨를 찾아온 거예요. 열차는 그 죽음을 두고 볼 수 없었거든요.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가족의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죠

갤러거
무명객도 가족과 어울리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Mar. 7th
가족… 뭔가 잘못됐나요?

갤러거
아니, 신경 쓰지 마. 페나코니에선 모두가 가족을 좋아하니까

갤러거
아무리 「좋은꿈」에 반대하는 자라도, 때가 되면 아쉬워하는 법이지. 바보나 어린아이… 그리고 정신 못 차리는 주정뱅이 외에 누가 따뜻한 보금자리를 떠나고 싶어 하겠나?

히메코
…갤러거 씨, 말 속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네요

갤러거
그럴 리가, 오해했나 보군

갤러거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거지? 따라와. 여긴 대화하기 적절치 않은 곳이니 자리부터 옮기자고


(한편 다른 쪽은.....)

웰트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이 좋은꿈은 여전히 질서정연하게 돌아가고 있네

아케론
「화합」의 가족 말고 우주의 어떤 세력이 이토록 거대한 건물을 유지할 수 있는지 상상조차 안 가는군

아케론
가족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하고도 완벽한 건물이야. 마치… 살아 있는 신상처럼 말이지

아케론
가족의 일원 모두는 자신이 신이라는 퍼즐의 일부라고 생각해. 그들은 그분의 지휘하에 유일한 핵심과 공동의 이상을 위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지. 자아를 바치는 동시에 그로부터 양분을 공급받는 거야

웰트
흥미로운 비유일세. 그게 바로 페나코니의 「좋은꿈」이 영원할 수 있는 본질일지도 모르지

아케론
하지만 인간에게 끝이 있듯, 신도 끝이 있는 법이지

웰트
「갤럭시 레인저」가 할 법한 평가는 아닌 듯하군

아케론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야. 당신은 틀림없이 나보다 더 깊은 뜻을 깨닫게 되겠지

웰트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아케론 씨?

아케론
좋은꿈이 무너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어떤 에이언즈나 파벌 또는 특정한 손님 때문은 아니야. 그 붕괴는 인간성의 필연이고 가족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게 오히려 촉매제가 되고 말았지……

아케론
누군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고통이 없고, 안락과 향락으로 가득한 꿈세계에 빠져 있다면, 그 사람은 점점 「괴사」와 가까워지게 돼. 자신이 어떤 극락에 살든, 죽음은 바꿀 수 없는 결말이야

아케론
게다가 이런 괴사는 전파되고 확산돼. 변질된 퍼즐 한 조각이 건물 전체를 흔들고 파괴해…. 결국 붕괴하는 거지

웰트
결국 인간이 자유를 위해 만든 좋은꿈은 자아를 속박하는 굴레가 되어버린 걸세

웰트
이번 여정에서 많은 수확이 있었을 텐데 그것들을 내게 공유해줄 수 있겠나?

아케론
물론이지… 내 기억이 남아있다면

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손을 가볍게 코등이 위에 얹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손을 내려놓았다

웰트
…?

아케론
습관일 뿐이니 걱정 마. 과거의 일 때문에 난… 기억을 쉽게 잊어버리거든…. 검을 꺼내야 흐릿한 기억이 점차 선명해지지

웰트
편한 대로

아케론
이제 됐어. 페나코니에서 있었던 일은 선명해졌으니, 뭐든 물어봐


선택지
「여명의 순간」에 대해…

웰트
듣자 하니 여명의 순간에 꿈세계 기저를 가공하는 「아침 노을 공장」이 있다더군

아케론
꿈세계의 황홀경 그 이면에는 「상상」의 공장이 있어. 일꾼들은 매일 꿈속에서 각종 기발한 상품을 만든 후, 호화로운 객실과는 거리가 먼 현실 속 침대에서 잠이 들지

아케론
그들은 그걸로 충분하다면서 독특한 꿈세계가 최고의 보수라고 말하곤 해

아케론
난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만났어. 갓 성인이 되었으니 좋은꿈을 만끽할 시기였지. 그녀의 가장 큰 소원은 언젠가 황금의 순간에 가서 자신이 직접 짠 옷을 보는 거였어

아케론
모종의 이유로 그녀의 소원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난 방법을 찾아 그녀에게 옷을 주었지


선택지
「도금의 순간」에 대해…

웰트
듣자 하니 도금의 순간은 페나코니 화폐의 중심지라 하더군

아케론
음… 도금의 순간은 요새처럼 삼엄한 금융 도시이자 꿈세계 경제의 심장부야. 알팔파 가문의 페페시들이 그곳을 관리하며 지페로 이루어진 피를 페나코니의 곳곳으로 전달하고 있지

아케론
그곳 사람들은 모두 단정한 옷차림으로 발걸음을 급히 옮기고 있어. 「도금의 순간」에서 일자리를 찾는 건 페페시 사람들이 후손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원이야

아케론
그곳엔 나와 대화하려는 사람이 없었어. 그래서 난 교차로에서 서서, 빌딩 숲을 스치는 바람처럼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 그들은 바삐 움직이며 알팔파 크레딧을 모아 은행 금고에 보관하기만 했어

아케론
그들이 금고를 여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곳을 떠나기 전, 잘 차려입은 페페시 사람이 허공에서 떨어졌지만,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지 않고 바삐 발걸음을 재촉하는 걸 봤지


선택지
「파랑의 순간」에 대해…

웰트
듣자 하니 아주 낭만적이라 하더군. 혹시 그곳에서 특별한 사건은 없었나, 아케론 씨?

아케론
아마 당신도 들어봤을 거야. 그 꿈바다엔 「황혼호」라는 거대한 배가 정박 중인데, 경쾌한 음악과 춤이 밤낮 없이 이어지지

아케론
난 그곳에서 늙은 부인을 만났어. 그 부인은 항구에서 수년 전 떠나간 연인을 기다리고 있었지. 정체된 시간 속에서 무수한 시간을 기다린 거야

아케론
습한 바닷바람 속에서 부인은 자신의 청춘을 이야기했어. 많은 사람들처럼 꿈을 찾기 위해 돈과 기회를 노리며 페나코니에 왔지만, 의식은 꿈의 바다 깊은 곳에서 점차 소멸되었다는 이야기였지

아케론
그리고는 내게 나룻배를 타고 근해로 나가 계속 대화하자고 제안했어. 난 제안을 받아들이고 배에 올랐지만, 그 부인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수평선만 멍하니 바라보더라

아케론
결국, 우린 다시 해변가로 떠밀려왔지


선택지
「해질녘의 순간」에 대해…

웰트
해질녘의 순간은 유행, 사치, 소비주의의 꿈세계지. 내 동료도 그곳에 다녀왔다더군

아케론
그렇다면 꿈을 이루고 싶거나 꿈을 이룬 사람들이 돈을 물 쓰듯 쓰며 한탕 건지려는 모습도 봤겠네. 어떤 물건이든 값을 매기거나 거래할 수 있지——그게 꿈 그 자체라고 해도 말이야

아케론
난 그곳에서 한 지능 기계를 만났고 그가 준비한 경매품은 「자아」였어. 경매가 낙찰되면, 구매자의 소유물이 되어 정해진 기한 내 규칙에 따라 모든 명령을 받드는 거였지

아케론
그 지능 기계는 열두 번이나 낙찰됐었고, 내가 참여한 건 열세 번째 경매였어. 지금껏 제가 본 연회 중 가장 복적였지만, 그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더라고

아케론
그렇게 그는 유찰되고 말았어


선택지
여기까지 하지

아케론
이게 이번 여정에서 쌓게 된 얕은 견문의 전부야........


아케론
누군가 내게 그랬지. 먼 옛날 페나코니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고, 이런 모습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아케론
난 지금껏 축제의 별의 현실과 꿈세계를 오가며 어둠이 밀려오고 멀어지는 걸 봐왔어. 시간은 사람들을 위해 멈춰 있었지만, 정신적 부와 가난 역시… 각자의 눈금에 영원히 머물러 있었지

아케론
그래서 난 「좋은꿈」의 붕괴가 필연적인 거라고 생각해

웰트
어쩌면 모든 걸 변화시킬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케론
그럴지도. 하지만 이곳이 모두가 원하는 세계이자 생명이 깊은 잠을 선택한 이유라면——우리가 변화시키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웰트
……

웰트
…아케론 씨, 내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네

웰트
내 고향에 한 남자가 있었어. 세계가 치유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는 한 가지 결심을 했지

웰트
그는 세계 모든 이의 꿈을 엮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꿈세계를 연결한 후에 홀로 짊어짐으로써 「정신의 아담」이라는 거인을 창조해냈네

웰트
그 이후, 거인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세계의 존속을 위한 기둥이 되었지. 하지만 그 대가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은… 영원히 「미래」를 잃게 되었어

웰트
그들은 남자가 만들어낸 유토피안 꿈속에서 재앙이나 고통이 없는 평온한 생을 보내게 됐네. 그리고 「정신의 아담」은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의 그 바람 때문에… 점점 난공불락의 성이 되었지

아케론
그래도 당신이 지금 이곳에 있다는 건, 결국… 그 남자가 실패했다는 거겠지

웰트
결국 인간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네. 설령 인간성의 약점이 그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더라도, 막상 나아갈 수 없게 되는 순간… 인간은 반드시 자신을 구하려 할 걸세

웰트
그 남자도… 실패자가 아니야. 그 역시 그 세계의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성의 가능성을 깊이 깨달았을 테니

웰트
그는 신화 속 태양을 좇는 자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고, 추락으로 자신의 마지막 승리를 맞이한 걸세

웰트
태양에 닿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껏 누구도 다다르지 못한 높이까지 날아오른 것이지. 태양열에 녹아내린 탓에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지만, 그 후에는……

웰트
…무수히 많은 사람이 그의 몸을 뛰어넘어 더 높은 하늘로 향할 걸세

아케론
…무명객의 「개척」 정신에 부합하네

아케론
고마워, 웰트 씨. 당신이 확인하려는 게 뭔진 나도 알고 있어. 우주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계가 수없이 많아. 그 세계에는 꼭 닮았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들도 수없이 많지

아케론
나도 여정을 떠난 이후로 각 세계에서 외모가 비슷한 「옛 친구 J」를 만났고, 그들의 운명이 비슷한 궤적으로 움직이는 걸 봤어. 그러니 솔직히 털어놓을게……

아케론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당신이 들려준 이야기는… 내 과거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그리고 그 끝없이 깊은 꿈속에서……

아케론
…난 홀로 그 남자의 숨통을 끊었어

웰트
……

아케론
난 네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니야. 내 고향은 당신의 세계처럼 운이 좋은 곳도 아니지

웰트
…미안하군

아케론
괜찮아. 이걸로 당신의 의심이 풀린다면, 그걸로 충분해

웰트
하지만 아직 궁금한 것이 남았네. 대체 「수렴」이라는 표상 아래 _어떤 힘_이 있기에 지금까지 홀로 움직이는 것인가?

아케론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우선 방금 하던 이야기부터 끝맺는 게 좋겠어

아케론
당신이 했던 비유가 마음에 드네. 새가 태생적으로 비행 능력을 타고나는 건 사실이지만 아주 먼 옛날, 그들의 조상은 땅에서 하늘을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지

아케론
먹구름을 뚫고 대지를 비추는 천외의 빛을 본 그들은 하늘 끝에 다다르기 위해 수 세대를 거쳐 몇 번이고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랐어. 단지 그곳에 태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케론
그런데, 마지막으로 하늘 끝에 다다른 새가 본 빛이 태양이 아닌 검은 태양이라면……

아케론
우린 무엇을 위해… 빛을 향해 나아가는 걸까?


블랙 스완
……

???
오랜만이군! 페나코니에서 재밌게 놀고 있나, 「아케론」?

블랙 스완
(이 목소리는… 그때 그 콘스탄스가 아니야. 그녀의 동료인가?)

???
네가 대체 누군지, 무슨 계략을 꾸미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곧 내 총알이 널 찾아낼 테니——그전까진 페나코니에서 좋은 관짝을 찾아두는 게 좋을 거다, 이 사칭범아

블랙 스완
(「사칭범」? 그 여자가 아케론 씨를 쫓는 사람에게 내 행방을 알려준 모양이군)
넌 누구지?

???
이건 뭐야? 내가 잘못 걸었나? 이런 족발, 넌 또 누구냐?

블랙 스완
난 기억의 정원을 기억하는 자야

???
오! 재밌군, 난 이런 방해꾼이 좋다니까. 그 사칭범의 경호원인가? 아니면 제3의 인물? 뭐, 상관없어. 널 위한 총알도 남겨둘 테니 얌전히 기다리라고

블랙 스완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갤럭시 레인저 아케론을 알고 있다는 거지? 그럼 뭐 하나만 물을게

???
하하, 대신 유언장이라도 써달라는 거야? 좋아, 말해봐

블랙 스완
유언이 아니라——그 여자가 어떻게 갤럭시 레인저로 _변모_했는지 알고 싶어

???
……

블랙 스완
애초에 「수렴」 운명의 길을 걷는 자는 그녀가 아니라 너잖아. 안 그래? 그러니 아케론의 정체를 알려줘

???
…아하하하, 그러지! 네가 야군일 줄은 몰랐네, 이런 족발! 아무래도 운이 따라주려는 모양이군
난 곧 페나코니에 도착할 거야. 기억하는 자, 견배하는 의미로 가서 「아스다나 백참나무」를 사서 데워두라고

???
그 여자의 과거? 그건 아무도 몰라. 하지만 네가 원하는 게 간단한 답이라면 해줄 수 있지. 똑바로 앉아서 잘 들어
그 아케론이라는 여자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도야


어벤츄린
……

Dr. 레이시오
안색이 안 좋군. 아니, 이것도 연기인가?

어벤츄린
이렇게 뻔뻔하게 날 찾아올 줄이야

Dr. 레이시오
이게 네가 원하던 결말이라고 생각했어. 어쨌든 난 네 말대로——「자신의 소임을 충실히 다한」 셈이지

어벤츄린
못 버티겠다면 미리 내게 알리도록 해

어벤츄린
범인원(凡人院)의 「천재」가 내 시신을 거둬주려고? 이것 참 영광이군

Dr. 레이시오
전략투자부 일원들도 즉시 네 부고를 듣고 싶어 하겠지. 네가 두 번 다시 그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 이 임무는 이제 내 몫이라고

어벤츄린
좋아, 그럼 가서 말 좀 전해줘. 「어벤츄린이 시스템 시간으로 17시간 내에 입장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Dr. 레이시오
허풍을 떠는군. 「화합」에 속박된 채로 어떻게 임무를 완료하겠다는 거지?

어벤츄린
선데이 씨와 이야기하면서 가족 내에 배신자가 있다는 걸 확신했어. 그리고 페나코니의 비밀은 그 사람 손에 있지…. 이번 기회에 나도 모든 초석을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해뒀어

어벤츄린
뿐만 아니라 사례금도 돌려받았지. 레버리 호텔에 발을 들인 이후로 일이 이렇게 술술 풀린 적은 처음이야…. 두고 보자고, 승리는 내 눈앞에 있으니까

Dr. 레이시오
네 곤란한 상황을 재차 설명한 결로밖에 안 들리는군. 게다가 억지를 부리면서 말이지

어벤츄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야. 잊었어? 넌 날 배신했잖아, 교수 양반

어벤츄린
네가 가야 할 곳으로 가봐. 한시라도 빨리 컴퍼니 함대가 페나코니를 포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 너도 네가 원하는 물건을 얻었잖아, 안 그래?

Dr. 레이시오
그거야 그렇지. 하지만 어떻게? 그 사례금 주머니 안에 근처 궤도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비콘이라도 있나?

어벤츄린
글쎄? 그게 내가 죽기 직전까지도 돈을 뿌리고 다니는 이유일지도 모르지

Dr. 레이시오
…단단히 미쳤군, 망할 도박꾼 녀석

어벤츄린
어쩌면 진작 미쳐있던 걸지도. 누가 알겠어?

Dr. 레이시오
……
관두지. 자, 이걸 받으라고. 죽기 직전에 열어봐. 아마 나한테 고마워하게 될 거야

어벤츄린
이게 뭔데… 처방인가?

어벤츄린
…훗, 역시 극적인 요소를 잘 안다니까, 교수 양반

어벤츄린
……

어벤츄린
아무런 단서도 안 주고 사건을 조사하라니… 머리에 닭날개 달린 망나니답군

어벤츄린
하지만 그 밀입국자 때문에 초조해하는 너희들 모습은 내 _추측_대로야. 이제… 컴퍼니가 뿌린 부(富)의 비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닿기를 기다리자고


[범인의 식견]
의사의 지침이 들어 있는 화려한 두루마리.
Dr. 레이시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열어 보라고 당부했다.

「골치 아픈 모양이군,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그렇다면——스스로 해결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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