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임무/제1장 - 야릴로-Ⅵ

야릴로VI - 1.1 시들어가는 겨울밤 - 1.1.9 해질녘의 만남

회색둥이 2025. 4. 21. 12:24

 

거티:
오, 올레그 씨 소개로 오신 귀빈이시죠? 괴테 그랜드 호텔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선택지:
「괴테」…?

거티:
네, 혹시 지상에 멋진 괴테 호텔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Mar. 7th:
아,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거티:
거긴 저희 「그랜드 호텔」의 분점이에요. 몇백 년 전, 괴테 일가의 한 조상님께선 자수성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셨대요
결국 그분께선 그 꿈을 이루고 지상 목 좋은 곳에 분점을 내셨죠

Mar. 7th:
… 꿈 있는 사람은 굉장하다니까, 의지가 대단해

거티:
올레그 씨가 여러분을 잘 대접해 드리라고 했어요. 열쇠 받으세요, 이곳에서 제일 넓은 방이에요

Mar. 7th:
어쩔 거야, 사수? 오늘은 이쯤에서 쉴래, 아님 좀 더 돌아다닐까?

선택지:
피곤해, 방에 가서 쉬자



Mar. 7th
또 쉬는 시간이야, 이번엔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좋겠네
그 올레그라는 사람, 진지해 보이긴 하던데──너희는 어땠어?

선택지:
사람은 겉만 보고 모르지

단항:
……

Mar. 7th:
뿌듯해? 스텔레이라(가) 말하는 게 이제 너 같아

단항:
나랑은 상관없어
하지만 「경계해서 나쁠 건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

Mar. 7th:
그러고 보니, 조심성 없이 굴다가 호텔에서 뒤통수 맞은 게 엊그제 같네

단항:
오늘 밤은 불침번을 뽑아야겠어

Mar. 7th:
부, 불침번? 그걸 지금?! 그건 군대에서 군인들이 하는 거 아니야?

하… 하암, 갑자기 졸리네……

선택지:
불침번이라면 내가 서도 돼

단항:
피곤해 보이는데 무리하지 말고 내게 맡겨

브로냐:
불침번 내가 설게

Mar. 7th:
브로냐, 올레그 씨랑은 얘기 다 했어? 널 괴롭히지는 않았지?

브로냐:
뭐 그냥, 말이 잘 안 통해서 합의점은 찾지 못했어

브로냐: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알게 돼서 오늘은 잠이 안 올 것 같아…. 너희만 괜찮다면 불침번 서는 건 내게 맡겨줘

Mar. 7th:
널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너한테 시키기엔 맘이 안 놓여… 철위대 군관이 지하에 왔으니 널 해하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브로냐:
설령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도 나무랄 수 없어…. 실버메인 철위대가 하층 사람들에게 빚진 건 사실이니까
그때 누군가 나서서 쿠쿠리아 님께 그 일의 뒤탈에 대해 말해줬더라면… 됐다,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브로냐:
내 안전은 걱정 안 해도 돼. 『와일드 파이어』의 올레그 씨가 날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 같으니, 가서 쉬어


침대의 촉감이 부드럽지는 않지만, 차디찬 상층 구역 호텔보다는 훨씬 더 가정집 같은 분위기다

 

선택지
피곤해.... 이번엔 푹 자고 싶어



 

브로냐:
거기! 누구냐?
…너구나, 다음엔 뒤에서 다가오지 마. 내 손에 무기가 없는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
너도 잠이 안 와?

선택지:
요즘 계속 악몽에 시달려

브로냐:
그 느낌 알겠어, 걱정이 많아서 두려움이 꿈으로 나타나는 거지
마침 사람도 없는데… 뭐 좀 물어봐도 될까?

브로냐:
그 「스텔라론[재앙의 근원]」이란 거… 진짜 찾는다면, 한파를 막을 수 있을 거라 얼마나 자신해?

선택지:
백 퍼센트!

브로냐:
네가 이렇게 자신 있는 걸 보니 더 심란해졌어…. 이건 애들이 눈덩이 굴리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
사실, 너희 말이 잘 안 믿겨져. 벨로보그에서 쭉 살아온 사람에겐 너희가 꺼낸 그 단어가 무척이나 생소하거든
너희 체포하라는 쿠쿠리아 님의 명령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어머니께선 처음부터 그렇게 하시지 않으셨지……
그러니 분명 너희들에게서 무언갈 보신 것 같은데…. 아직 내가 알아채지 못한 게 있어. 그게 날 괴롭히고 있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모르겠어. 갑자기 왜 태도를 바꾸셨을까? …하지만 명령은 명령인걸, 군인은 명령을 너무 깊이 생각해선 안 돼

선택지:
너도 어쩔 수 없는 거지

브로냐:
나 대신 변명해 줄 필요 없어. 나도 날 의심한 게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의무 이행이라는 책임감이 항상 우위에 있더라고
과거, 상층 구역의 병사들은 늘 전선에서 목숨을 잃어왔어. 그래도 열개의 확장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지
그래서 실버메인 철위대 모두를 전선으로 보내고 상하층의 왕래를 봉쇄한 후, 보급품과 지오매로우만 교환할 수 있도록 하셨지. 이 결정엔 나도 동의했었고……
하지만 실버메인 철위대가 철수한 하층이 이 지경일 줄이야…. 어머니의 결정이 틀리셨을지도 몰라……
그래도 난 어머니의 생각을 바꿀 수 없어. 해봤지만 내 말을 듣지 않으셨지. 방법이 없어……

선택지:
내가 도와줄게

브로냐:
날 도와 수호자님의 마음을 돌려줄래? 그분은 마음을 쉽게 바꾸실 분이 아니야, 그건 내가 제일 잘 알아
생각하면 할수록 혼란스럽고 생각이 많아져서 갈피를 못 잡겠어…. 난 그저 벨로보그 사람들이 더 잘살기를 바랄 뿐인데……

선택지:
서로 돕다 보면 기회가 생길지도 몰라

브로냐:
…네 말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지금의 나로선… 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
날 데리고 이 지하를 걸어줘. 이 걱정거리를 잠시라도 잊게


 

브로냐:
이렇게 산책하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낯선 곳에서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함께일 줄이야

여긴 되게 조용하네. 적응이 안 돼... 주변이 조용할수록 머릿속이 시끄러워져

큰 광산구역의 방랑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게 아닐까? 무고한 채굴대에게까지 손을 뻗을 줄은 몰랐어

하지만 배경이나 고층이 어떻든 죄는 죄지. 휴,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마주하면 집법관들은 대체 어떻게 공의와 이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걸까……

제레:
… 수중에 있는 물자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데?

브로냐:
이건..! 제레 목소리?



제레:
… 알겠어, 그럼 리벳 타운에 가서 물건을 가져올게

나타샤:
너 혼자 가기엔 무리야. 올레그 씨한테 사람 좀 붙여달라고 해서 같이 가지 그래?

제레:
두목 쪽은 며칠 동안 눈도 못 붙였으니깐 일단 좀 쉬게 두자. 무리하게 버티는 건 도움도 안 되고 거추장스럽기만 해
그리고 나한테 그랬잖아? 어떤 광부들은 중태에 빠져서 시간이 생명이라며……

선택지:
우리가 때마침 잘 온 것 같네

제레:
너희 쉬고 있던 거 아니야? 이 시간에 나와서 뭐 해?
… 나쁜 생각한 건 아니지?

브로냐:
잠이 안 와서 좀 걸었을 뿐이야. 괜한 의심은 거둬줘

제레:
흥, 그럼 딴 데로 가봐──

나타샤:
제레, 성질머리 하고는. 저들이 널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선택지:
괜찮아요, 뭐든 다 도울게요

나타샤:
그래…? 역시 주인공 포스 물씬 풍기네
그게, 그동안 광산구역에서 있던 일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쳐서 진료소가 환자들로 붐볐어. 너희가 소동을 잠재운 후, 제레와 난 부상자를 돌보느라 바빴지
너도 알다시피 지하의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잖아? 갑자기 사고까지 나는 바람에 진료소의 의료품이 바닥나서 다른 곳으로 가서 구해와야 할 것 같아

선택지:
지하에 다른 마을도 있나요?

제레:
후, 다른 마을은 우리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
광산구역에 방랑자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어. 열개가 지하에 퍼져서 어딜 가나 괴물이 떠돌아다니고 있고 모든 마을이 피해를 겪고 있지
생계를 위한 물자 장비가 모두 열개에 의해 삼켜져서 안에 있는 물건을 건져내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나타샤:
… 그렇게 흥분하지 마, 제레. 몸에 안 좋아
사실 나랑 제레의 고향은 이곳이 아니야. 우린 북쪽 작은 공업 도시 출신인데 그곳의 주요 도시가 몇 년 전에 열개에 삼켜졌지
난 원래 그곳에서 보육원 겸 진료소를 운영했었지만, 침식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볼더 타운으로 오게 됐어. 결국엔 내가 살아야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거잖아

브로냐:
침식된 마을에 가서 쓸 만한 물자를 수집하려는 건가요? 저도 갈게요

선택지:
우리도 도울게요

브로냐:
너도 같이 가려고?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제레:
잠깐! 너흴 끼워주겠다고 안 했어!

브로냐:
인명이 걸린 일이니, 조력자가 늘면 좋은 거잖아. 마침 난 열개를 상대한 경험도 꽤 되니까 적잖이 도움이 될 거야

제레:
흥, 그럼…… 내 발목은 잡지 마!

나타샤:
──제레가 거절은 안 했으니, 승낙한 거나 다름없네. 너희가 같이 가준다면 나도 안심이고
자, 내가 물자 목록을 적어줄게


 

나타샤:
너희가 갈 곳은 리벳 타운이고 북쪽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이 보일 거야
어디 보자… 부러진 뼈를 고정할 강판과 붕대도 거의 다 썼네. 리벳 타운 한가운데에 장터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대피할 때도 물자가 꽤 쌓여있던 것 같아. 수고스럽겠지만 가서 좀 찾아봐 줘
그다음은 의료용 알코올이야——하하, 애들이 자주 싸워서 보육원에 쟁여뒀었는데. 떠나오면서 못 챙겨 왔지 …. 유통기한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네
마지막은 진통제, 옛날 실험실에 남아있을 것 같아. 괴물들이 망가뜨리지 않았길 바라……
이 정도면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조심해서 다녀오고 절대 무리하지는 마

제레:
강판과 붕대, 의료용 알코올, 그리고 진통제… 기억하는 것쯤은 누워서 떡 먹기지
출발하자, 서두르면 저녁쯤엔 돌아올 수 있을 거야. 빨리 저 환자들을 안정시켜야 곡소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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