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정원이여, 현재와 과거를 평가해 주오」는 하늘 일족의 후예 히아킨이 자신의 혈통과 사명을 되새기고, 마지막 불씨를 되찾기 위한 여정에 앞서 선조들의 축복을 받는 성장과 인식의 장이다.
이 챕터는 나무 정원에서의 마지막 수업 회상으로 시작된다. 파이논, 카스토리스, 히아킨이 학생 시절 꿈을 밝히는 장면은 그들이 현재 어떤 인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복선의 회수이자 인물의 내면을 깊게 비춘다. 특히 히아킨은 ‘영웅 서사시의 빈 페이지를 채우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자각하며, 민중의 삶을 지키는 치유자의 길을 택한다.
그녀는 무지개다리를 만들기 위해 하늘 일족의 성지인 창세의 소용돌이와 크렘노스성으로 향하고, 각각의 장소에서 선조 크리스포, 엑트라, 야신타를 깨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혈통의 역사와 사명을 계승받고 스스로 지도자로 성장하는 통과의례적 여정이다.
각 선조는 히아킨의 자격을 시험하지만, 그녀는 전투력이 아닌 포용과 상처 치유의 의지로 이를 설득하며 새로운 시대의 황금의 후예상을 제시한다. 이로써 그녀는 ‘전사의 후예’가 아닌 ‘치유자의 후예’로 각인된다.
특히 엑트라 장군이 언급한 예언 「무지개다리의 끝에서 하늘의 자손이 조석을 메꾸리라」는 이후 전개될 결말을 암시하며, 그녀의 여정이 단순한 전통 계승이 아닌 창세의 신탁 실현과 직결되어 있음을 복선으로 던진다.
마지막으로 크렘노스성에서 히아킨은 자신의 할머니 야신타를 깨운다. 생전 크라테로스와 결투했던 야신타는 히아킨의 상냥함과 신념을 확인하고 축복을 내린다. 이는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화해의 상징이다.
이 챕터는 히아킨이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과거, 현재, 미래의 축을 연결하며, 그녀가 진정한 후계자이자 ‘하늘로 향하는 다리’임을 상징적으로 완성해낸다.
이카
두두… 두?
히아킨
아직도 기억나. 바로 여기서 아낙사 선생님이 「그 수업」을 해주셨지
그때 그 장면이… 아직도 눈에 훤해
아낙사
…이상, 너희가 너무 정원에서 듣는 마지막 수업을 마치겠다
앞으로 너흰 각자 가야 할 길이 있을 테지. 이곳에서 배운 지식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각자 깨달음의 능력에 달렸다
아낙사
어쨌든 경고 하나 하지——행여나 앞으로 실수를 저지른다면 절대 너희가 일곱 현인 중 하나인 아낙사고라스의 학생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마라……
파이논
…아낙사 선생님, 스케줄표에는 다른 수업도 있다고 적혀있는데요? 뭔가 착각하신 거 같습니다……
아낙사
——일단 날 아낙사고라스 교수라고 불러라
그리고 정정하지. 마지막 수업이라는 말은 「내가 가르치는 마지막 수업」이라는 말이었어. 오늘부터 난 외부와 교류하지 않고 고대 연금술을 연구할 거라 모든 교육 활동을 보류할 생각이다
파이논
아아, 교수님 말씀은 다른 교수님들의 수업은 수업으로 치기에 부족하다는 뜻이군요?
아낙사
잔머리나 굴리고 입만 산——엘리사이 에데스의 파이논, 1점 감점이다!
카스토리스
훗……
아낙사
그럼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자. 다음……
히아킨
…잠깐만요, 교수님!
나무 정원의 강의 규범에 따르면 교수는 마지막 수업의 끝에 「학생들과 졸업 후의 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 라고 적혀있다고요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빼먹으시면 안 되죠, 교수님?
아낙사
하……
카스토리스
조교 히아킨 씨는… 역시 아낙사 선생님의 숙적이라니까
아낙사
흠, 좋다… 히아킨티아 학생이 원한다면… 절차대로 하지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사람이 있어 보이는군. 엘리사이 에데스의 파이논——네 꿈은 뭔가?
파이논
저요?
음… 꿈이라고 할 것까진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유일한 건 제 옆에 있는 모든 이들을 지키는 거죠……
아낙사
…알겠어. 「영웅」이 되고 싶은 거로군. 얘기할 가치가 없는 대답이야. 다음!
파이논
아, 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
카스토리스
후훗……
아낙사
카스토리스! 아까부터 몰래 웃는데 이번엔 네 꿈이 뭔지 얘기해 보겠나?
카스토리스
네…? 전……
제 대답이 조금 실없어서 무의미하게 들리실 수도 있어요. 아낙사고라스 교수님……
전 이 세계가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모두가 달콤한 평온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아낙사
순진하긴… 너무 순진해서 네 아름다운 동화에 눈물을 흘리고 싶을 지경이군
보거라! 이게 바로 내가 그 진부한 규범을 따르지 않는 이유다. 이렇게 항상 실없는 대답만 듣기 때문이지
히아킨티아——네가 한 제안이니 마무리도 네가 짓는 것이 좋겠군. 네 「꿈」이 뭔지 얘기해 보겠나? 얼마나 특별한 대답일지 궁금하네
히아킨
마지막은 역시 제 차례인가요……?
후훗, 미리 준비해 둬서 다행이네요——제 꿈은 영웅 서사시의 마지막 「빈 페이지」를 채우는 거랍니다
아낙사
…「빈 페이지」?
흥미로운 견해네. 좀 더 자세히 듣고 싶군
히아킨
나무 정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전 앰포리어스의 영웅 서사시를 읽으며 천편일률적인 부분을 발견했죠——
대부분 서사시의 결말은 모두 영웅이 업적으로 끝을 맺었더라고요.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시대에 평범한 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 그들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어요
그러니까, 역사에 이름을 남긴 영웅들보다 역사에 번듯하게 남지 못한 일반인들에게 더 관심이 있다는 건가?
제 출신 때문일지도 몰라요. 제 선조이신 「태양과 번개의 기사」 셀리오스께선 장창으로 하늘과 싸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불을 꽃는 시대를 여셨죠
하늘의 후예 모두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어요. 셀리오스의 위대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분의 위대한 모습에 그 시대는 가려졌죠
태양과 번개의 기사의 가족, 친구, 동료, 대전에서 살아남은 자 그리고 희생된 자… 모닥불 앞에서 전설 속 그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려 해도 모두 잊히고 남은 건 셀리오스 님의 이름뿐이더라고요
언제부턴가 그분의 빛은 아퀼라처럼 반짝이더니 지상의 만물들 위에 떠버렸어요……
그래서 전 제가 영웅들이 많은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걸 다행이라 생각한답니다
선조들에게는 슬픈 과거만이 있지만, 제게는 지켜야 할 미래가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영웅들의 뒤에 서서 금빛 물결이 새로운 세계로 도래할 때 자칫 휘슬려갈 수 있는 일반인들을 치유하기 위해 힘쓰는 일이에요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지상의 인간들과 동행하는 것, 이게 바로 제 소원이에요. 그래야만 창세의 시가 기록되는 동시에……
마지막 빈 페이지에 모두의 각주를 추가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카
두두… 두?
히아킨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던 모습을 떠올리니… 참 부끄럽네
하지만 내 생각은 변한 적 없어. 이젠 진짜로 영웅들의 뒤에 서서 꿈을 이룰 기회가 생긴 거지
단항
…히아킨?
히아킨
청룡등이 씨! 어떻게 여기 계세요?
단항
나무 정원에서 또 만날 줄이야. 파이논 씨 말로는 네가 아퀼라 토벌을 위한 준비 중이라던데, 설마……
히아킨
맞아요. 아퀼라의 천상 국가로 가려면 하늘 일족의 후예는 혈맥 의식을 통해 선조의 영혼을 소환하고 그들의 축복을 받아야 하죠
그래야만 지상의 생령들이 하늘로 향하는 무지개다리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만나야 할 첫 번째 선조의 영혼이 바로 나무 정원에 있어요
단항
아퀼라[천공의 티탄]의 불씨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무지개다리를 지어야 하지.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의식에 너 혼자 움직이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
히아킨
걱정 마세요. 이카가 제 곁에 있으니——절 지켜줄 거예요. 그렇지?
이카
두! 두두!
히아킨
착하네~ 그나저나 청룡등이 씨는 여기서 뭘 찾고 있는 거죠?
단항
티탄 신화와 관련된 연구를 최대한 기록하고 있어. 은하열차로 돌아가면 앰포리어스에 대한 모든 건 아카이브의 진귀한 자료가 될 거야
히아킨
아… 그렇군요. 이번 일만 잘 끝나면 전쟁 후엔 다들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단항
응, 우리가 「천외의 세계」의 저주를 풀어야만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히아킨
오, 청룡등이 씨한테도 예언의 능력이 생긴 건가요?
단항
그건 아니야. 원로원 의원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모든 게 사실인지 의심스러워졌을 뿐이지
이카
두… 두?
히아킨
나도 너처럼 이해 못 했어, 이카
단항
…신경 쓰지 마. 나도 이해하지 못한 것 투성이니까
히아킨
이렇게 만난 것도 우연인데, 저랑 같이 움직일래요?
단항
나도 그러려던 참이었어. 나무 정원은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한 사람이라도 많으면 더 안전할 테지
히아킨
역시 「열차 경호원」답게 정말 든든하시네요. 그럼 출발하죠!
히아킨
무지개 상자가 흔들리고 있어……
분명 이 근처에 선조의 기억이 있을 거야
단항
이건……
히아킨
네, 이게 바로 하늘 일족의 성물 「무지개 상자」예요
선조들의 말씀에 의하면 하늘의 자손 후예는 다시 아퀼라[천공의 티탄]와 싸울 준비를 마쳤을 때… 반드시 먼저 무지개 상자로 선조의 영혼을 깨우고 그들의 축복을 받아야 한대요
이 절차를 끝내야만 선택받은 하늘의 자손이 다시 하늘에 오를 수 있어요
단항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억지로 목숨을 잃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인가?
히아킨
아주 지혜롭고 신중한 방법이죠?
이곳엔 한 선조의 영혼이 잠들어 있어요…. 이제 그분을 깨울게요
단항
그래
이카
…두
히아킨
전 불을 꽃는 사명을 이어받은 하늘의 후예, 놀빛 정원의 히아킨티아입니다
우리 일족의 운명을 이행할 시간이 되었어요. 저는 신탁 속 영웅들과 다시 하늘로 올라가 불씨를 되찾으려 합니다
선조시여, 제게 아낌없는 축복을 내려주세요……
선택지
히아킨과 선조의 대화를 경청한다
선조의 영혼
……
누가… 날 부른 것이냐?
히아킨
저예요. 하늘 일족의 후예, 히아킨티아. 단잠을 깨워 정말 송구합니다
크리스포 님이시죠? 족보에서 선조님의 이야기를 읽었어요. 모함을 받은 시민들의 결백을 위해 힘쓰신 정직한 재판관이셨다고 들었습니다
크리스포
후… 이 낯선 시대에 아직도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이가 있다니
우리의 혈맥과 사명은… 꽤 먼 세월까지 이어져 왔구나
히아킨
맞아요. 크리스포 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이렇게 단잠을 깨웠답니다
불을 꽃는 여정이 곧 완벽한 결말을 앞두고 있거든요. 아퀼라[천공의 티탄]의 불씨를 얻는 것, 그게 영웅들이 마지막으로 마주할 도전이 될 거예요
크리스포
완벽한 결말…?
히아킨티아, 넌 아직 어리고… 티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투사처럼 보이지도 않는군
이 축복이 저주가 되어 한 젊은 후예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으리라 내게 확신을 줄 것인가?
히아킨
오래전, 하늘을 정복한 셀리오스 님께서 전설과 유지를 남기셨죠. 천공의 티탄의 불씨를 회수하라는 사명을 자신의 후예인——당신과 제게 넘기셨답니다
비록 제가 전사는 아니지만, 제 피에 흐르는 천년의 사명을 저버리진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전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에요…. 제 곁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강인한 동료들이 있거든요
크리스포
앰포리어스는 영웅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시대를 맞이했어요! 아퀼라[천공의 티탄]의 불씨를 되찾는 중임은 이제 더 이상 선택받은 하늘의 자손이 혼자 떠맡아야 할 일이 아니죠
히아킨
그리고 전 치유의 힘을 갖췄어요. 전 하늘의 균열을 봉합하고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어요
전 제 의지로 하늘의 후예의 사명을 해석해… 제 방식으로 천년을 넘게 이어온 수호라는 임무에 마침표를 찍을래요
크리스포
……
네 말에서 강인함이 느껴지는군…. 겉모습과는 달리 참으로 마음이 단단하구나
히아킨티아, 내 축복을 받거라. 날개를 받아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로 돌아가기를 축원하노라
히아킨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리스포 님, 절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게요……!
단항
…잘했어, 히아킨
히아킨
헤헤, 칭찬 고마워요
우리 선조들은 강직한 성품을 가지신 분들이라, 설득이 쉽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수없이 연습했죠
단항
네 노력이 빛을 발했군
히아킨
다음으로 만나야 할 선조님의 영혼은… 창세의 소용돌이에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의식은 순서대로 진행해야 하니, 일단은 오크마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요?
단항
창세의 소용돌이라……
내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히아킨
음…?
단항
기억나? 예전에 네가 나한테 파구사[바다의 티탄] 사제들의 「신성한 물 마법」을 배우라고 했었잖아……
여가 시간에 배워봤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어. 이제 「신성한 물」만 가지고 다니면 마법을 사용해 창세의 소용돌이로 향하는 길을 개척할 수 있지
히아킨
아, 기억하죠! 지금까지 그 공부를 했을 줄은 몰랐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단항
앰포리어스의 물결은 내 고향의 해류보다 훨씬 더… 견잡을 수 없어. 길들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비결을 어느 정도 알아냈지
히아킨
신화에서 파구사[바다의 티탄]는 감정이 불안정한 티탄이잖아요
청룡등이 씨가 이렇게까지 제안하시는데… 어디 공부 성과 좀 확인해 볼까요?
단항
마법을 사용해 임시로 만든 신성한 물의 문은 제의 대야처럼 안정적이지 않아서 아마 한 사람밖에 이동할 수 없을 거야
그리고 파구사[바다의 티탄] 사제들의 설계대로라면——「입구가 곧 출구」지. 선조의 영혼을 만나고 나서 바로 소용돌이를 통해 이곳에 돌아와. 나랑 이카는 여기서 기다릴게
이카
두… 두두!
히아킨
알겠어요. 그럼 부탁할게요. 청룡등이 씨!
단항
「…그 흉거운 춤사위 아래, 연회의 떠들썩함이 세계의 심장 박동을 가리리」
「신성한 물이여, 문을 열어라——」
히아킨
창세의 소용돌이라… 정말 불가사의하네. 청룡등이 씨는 역시 대단하다니까
그래도… 제의 대야와 비교하면… 훨씬 더 어지럽긴 해
트리비 선생님도 계시잖아? 곁에 계신 저 분은……
아——대충 누군지 알겠어
트리비
…사이,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거야?
오랜만에 오크마에 왔는데 좀 쉬다가지 그래. 오랜만에 회포도 풀면 좋잖아……
사이퍼
됐어. 트리비 언니! 어차피 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거에 익숙해서, 이렇게 복작거리는 대도시에 머물면 오히려 불편해
게다가 언니의 그 잘난 학생이… 나한테 아주 어려운 임무를 내줬거든
트리비
파이를 좀 이해해 줘, 사이. 아직 어린 나이인데 라이아가 남겨둔 모든 직책을 짊어지게 됐잖아……
그리고 파이는 함부로 사람부리길 좋아하는 애가 아니야. 너에게 부탁했다는 건 네가 적임자라는 뜻이겠지
사이퍼
정말 아끼는 제자인가 보네. 휴, 아쉽지만 이젠 난 어리다고 이쁨받을 나이는 지났나 봐……
트리비
사이——!
사이퍼
…농담이야. 언니 마음 이해해. 구세주 소년은 왠지 믿음직스럽더라고. 왕년의 아글라이아 못지않아
난 이제 가볼게. 아! 트리비 언니, 가기 전에 줄 선물이 있어——
트리비
어, 이렇게 마음 써줄 줄은 몰랐는걸…? 이 안에 뭐가 들었는데?
사이퍼
헤헤… 이것도 게임의 일부야. 이 선물의 완전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날이 어두워진 뒤에 열어보라고
트리비
선물에도 수수께끼를 숨겨놓은 거야? 아이, 참……
사이퍼
…음? 우리한테 파트너가 생긴 것 같은데?
히아킨
트리비 선생님, 그리고… 날렵하게 생긴 여성분은 아마 사이퍼 씨겠죠?
저는 놀빛 정원의 히아킨티아라고 해요. 모두 절 히아킨이라고 부르죠——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사이퍼
쳇, 뭐야 이 밝은 분위기……
사이퍼
…흠, 안녕? 상큼한 후배님. 난 오래전 멸망한 도시 국가, 도로스 출신의 사이퍼라고 해. 다른 건… 역사전기에 다 적혀있을 테니 더 소개할 필요 없겠지?
사이퍼
놀빛 정원에서 왔다고? 그렇다는 건……
히아킨
맞아요. 전 하늘 일족의 후예로, 「천공」의 권능을 이어받은 황금의 후예랍니다
사이퍼
정말이네…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더니. 난 셀리오스의 후예라면 좀 더… 음… 체격이 좋을 줄 알았는데
트리비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돼, 사이! 히아가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뛰어난 전문가라고. 앰포리어스를 통틀어도 이렇게 믿음직한 의사는 없어
히아킨
걱정하지 마세요. 사이퍼 씨, 제가 오래전의 셀리오스 님처럼 용감히 싸울 순 없어도 하늘의 후예의 사명이라면 완수할 자신 있어요
사이퍼
아휴, 사명은 무슨 사명… 뭐가 이렇게 진지해
꼬맹아, 일단 자신을 지키는 법부터 배워두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지만 말고. 꽤 귀엽게 생겼는데 아퀼라의 발톱에 긁히면 안 되잖아……
트리비
사이, 이런 장난도 치는 거야? 아직 라이아가 오래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나 보네?
사이퍼
…흠,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먼저 가 봐야겠어
성공하길 빌게, 히아킨 양——힘든 일 있으면 구세주 소년을 앞세우라고!
사이퍼는 변환의 동전의 능력을 발동해 순간이동으로 소용돌이를 떠났다……
히아킨
사이퍼 씨는 참 성격이 급하시네요
트리비
원래 저런 성격이니까 신경 쓰지 마. 어쨌든 오크마로 돌아와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이 얘기는 이쯤 하자. 히아, 네가 여기 온 건 너의 사명 때문이겠지?
잘됐네, 난 사이가 준 선물을 보관하러 갈 테니까——창세의 소용돌이는 너에게 맡길게
히아킨
…저는 신탁 속 영웅들과 다시 하늘로 올라가 불씨를 되찾으려 합니다
선조시여, 제게 아낌없는 축복을 내려주세요……
선조의 영혼
……
…얘야, 어째서 내 앞에 나타난 거지? 설마… 하늘 일족의 후예니?
히아킨
맞아요. 전 하늘 일족의 불씨를 꽃는 사명을 이어받은 계승자, 놀빛 정원의 히아킨티아입니다
엑트라 장군님이시죠? 황금 전쟁에서 일족을 이끌고 오크마와 연맹을 맺어 크렘노스 군대의 공격을 막아내셨다 들었어요——장군께서 이루신 전쟁의 공 덕분에 하늘 일족은 거룩한 도시에서 세력을 넓힐 수 있었죠
엑트라 장군
히아킨티아… 일족의 족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여긴… 창세의 소용돌이잖아?
히아킨
맞아요. 보세요——10개의 성진 모두 불을 밝혔어요. 황금의 후예의 불을 꽃는 여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답니다
엑트라 장군
저건… 파구사[바다의 티탄]와 지오리오스[대지의 티탄]의 불씨?
그렇다는 건 히실렌스와 산의 백성들이… 그들의 사명을 완수했다는 뜻인가?
하… 앰포리어스의 기둥이지만, 「천공」의 속명이 천 년 뒤에나 이뤄질 줄은 몰랐어
히아킨
「천공」은 만물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그게 분열된다면 세계는 무너질 거예요. 그래서 아글라이아 님께서 아퀼라[천공의 티탄]의 불씨를 마지막으로 남겨두셨죠
엑트라 장군
아글라이아…? 천 년이 지났어도 그녀는 불을 꽃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가……?
히아킨
…안타깝게도 얼마 전 저희 곁을 떠나셨답니다. 하지만 장군님의 말씀이 틀린 건 아니에요…. 그분은 지금까지도 황금의 후예를 이끌고 계시죠
엑트라 장군
놀랍군. 아글라이아가 세월의 무자비한 침식을 이겨내고… 이 시대까지 버텼을 줄이야
질문 하나 할게, 히아킨티아——내가 누군지 알아봤다면 내 친필 서신도 읽어봤겠지?
히아킨
우리 일족과 관련된 역사 사료는 전부 마음에 깊이 새겨두었어요——물론 장군님의 친필 서신도 마찬가지랍니다
엑트라 장군
그렇다면 내가 어떤 트리스비오스에게 예언 하나를 받았다는 것도 알고 있겠군
히아킨
그럼요——「무지개다리의 끝에서 하늘의 자손이 조석을 메꾸리라」
엑트라 장군
하지만… 아쉽게도 그 어떤 선조님도 이 예언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했어요
엑트라 장군
그렇구나. 하지만 트리스비오스의 예언은 틀린 적이 없었지……
어쩌면 네가 그 예언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르겠군. 얘야, 예언이 너에게 부드러운 운명을 전해주길 바라
히아킨
감사합니다, 엑트라 님. 예언이 어떤 결말을 가리키든 전 반드시 따라갈 거예요. 최선을 다해야만 결과가 어떤든 웃으며 결과를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죠?
엑트라 장군
하… 마음에 쏙 드는 아이군. 이 대화가 더 이어질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내 축복을 받아, 히아킨티아. 널 처음 봤을 땐 걱정이 앞섰지만……
…네 신념이 내 마음을 움직였어. 천공의 신성이 대체될 운명이라면… 너의 낙천적인 마음과 상냥함을 이어받았으면 좋겠군
히아킨
장군님의 인정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보물이랍니다. 부디 편히 쉬세요… 장군님께서 주신 축복은 최선을 다해 사용할게요
히아킨
엑트라 장군님은… 사료에 적힌 이미지와는 완전 다르시네. 아주 온화하신 분이셔
이제 나무 정원으로 돌아가보자…. 청룡등이 씨랑 이카가 걱정하겠어
이카
두두! 두!
단항
돌아왔구나. 잘 다녀왔어?
히아킨
네, 아주 순조로웠어요. 신성한 물 마법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답니다
단항
선조의 영혼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나한테 말해 줄 수 있어?
히아킨은 엑트라 장군과 나눈 대화를 단항에게 전달했다…
단항
……
히아킨
왜 그러세요?
단항
아니야. 순조롭게 해결된 것 같은데… 네가 언급한 그 예언이 마음에 좀 걸려서
「무지개다리의 끝에서 하늘의 자손이 조석을 메꾸리라」
짧은 구절이지만 왠지 모르게 약간의… 슬픔이 느껴져
히아킨
그건 청룡등이 씨가 너무 여린 성격이라 그런 거 아닐까요? 트리스 님께선 매일 수많은 예언을 해석하시는데 이건 그 예언 중 하나일 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단항
응… 그러길 바라야지
히아킨
청룡등이 씨, 그만 울상 짓고 이만 가시죠. 마지막 선조 님을 만나러 가려면 먼 길을 떠나야 해요
단항
어디로 가야 하는데?
히아킨
마지막 목적지는 마이데이 님의 고향——크렘노스성이에요
히아킨
여기에요. 도착했어요
단항
크렘노스성……
히아킨
마이데이 님께선 여기서 날마다 혼자 검은 물결과 싸우고 계시죠…. 괜찮으실지 걱정되네요
단항
전에는 우리로 불을 훔치는 자를 경계하라는 소식도 보내주셨어
히아킨
그렇다는 건 아직 검은 물결의 광기에 잠식되지 않았다는 거겠죠
우리가 여기에 온 건 중요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니… 마이데이 님의 전투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요. 청룡등이 씨 생각은 어떠세요?
단항
동의해
히아킨
저곳——저곳에 잠들어 계신 영혼이 저희 할머니세요
단항
너의… 할머니?
히아킨
네, 저희 할머니의 성함은 아신타, 검투사셨어요. 할머니께서도 놀빛 정원에 계실 때 크렘노스 제전에 참가하셨죠
수많은 상대를 물리치고 크렘노스 제전의 마지막 관문까지 가셨고 하늘의 자손들을 위해 평화의 서약을 받으실 수 있으셨어요. 하지만… 그 당시 한 독전 용사에게 패하고 말았죠
제전의 살육에 대해선 딱히 연구해 본 적 없어요. 책에는 그저 「그것은 영광의 결투였다」고만 적혀있었거든요
하지만 영광의 결투 이면에는 비장한 결말도 있는 법이죠. 제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께선 부상 상태가 악화되어 타지에서 돌아가셨어요… 이 비석은 크렘노스 사람들이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만든 마지막 기념비랍니다
할머니께서 세상을 뜨고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던 놀빛 정원도 결국 해체되었죠
단항
그럼 네 할머니와 죽음의 결투를 벌인 크렘노스 용사는 누구지……?
히아킨
…크라테로스 님이요
단항
……
하지만 넌 그 사람을 구해줬잖아. 네 가족을 죽인 거나 다름없는데도 말이야
히아킨
중상을 입은 그분이 피를 철철 흘리며 지상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착잡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크라테로스 님께서 트리앤 선생님을 위해 치명타를 입었다는 말을 듣고 나선 고민이 사라졌어요
파이논 님의 말을 빌리면 그분도 「더 나은 사람」이 된 거겠죠
단항
마음이 강한 사람만이 용서를 할 수 있는 법이지. 넌 너희 선조들 못지않게 강한 사람이야, 히아킨
히아킨
헤헤, 말주변이 나날이 느네요, 청룡등이 씨
할머니께선 마지막 일기에 이렇게 적으셨답니다. 사명의 소환을 받은 순간, 하늘 일족의 후예가 여정을 떠난다는 소식을 세상에 남은 영혼에게 전해달라고 말이죠
자신을 소환한 사람이 아끼는 손녀라는 걸 아시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저는 신탁 속 영웅들과 다시 하늘로 올라가 불씨를 되찾으려 합니다
선조시여, 제게 아낌없는 축복을 내려주세요……
선택지
히아킨과 할머니의 대화를 경청한다
야신타
……
여긴 산 자들의 세계?
잠깐, 넌 설마…
히아킨
할머니——저예요, 히아킨티아!
야신타
히아킨티아, 우리 강아지! 어쩌서 네가… 날 깨운 사람이 너라니!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단다. 언젠가 이 날이 온다면 모두가 후련하리라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너와 다시 만난 기쁨을 느끼는 것조차 벅차구나!
히아킨
제가 8살이 되던 해, 아버지와 함께 절 데리고 제 인생의 첫 하늘 축제에 가셨던 거 기억하세요?
그때 네 개의 액세서리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하셨잖아요. 존귀한 태양을 상징하는 머리띠, 힘을 상징하는 뇌우의 팔찌, 지혜를 상징하는 눈의 반지, 그리고 다정함을 상징하는 반짝이던 목걸이까지……
할머니, 그때 제가 뭘 골랐는지 기억하시나요?
야신타
그때… 넌 앳된 목소리로 기도문을 읊었고, 눈에 띄지 않았던 그 목걸이에 희미한 빛을 불어넣었지
히아킨
맞아요. 그걸 보신 할머니께선 많이 놀라셨어요. 지난 몇백 년간, 하늘 일족의 아이 중에 저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야신타
히아킨티아… 한때 널 나약한 아이라고 생각했단다
넌 무예에 관심도 별로 없고 우리 일족 특유의 강단 없고 강경한 성격도 보이지 않았지
하지만 그게 나쁜 건 없다고 끝없이 되뇌었어. 우리 강아지가 낙천적이고 친절하게 살아간다면, 그게 결코 불행은 아닐 거라 생각했단다
그런데 아퀼라의 불씨를 되찾는 중임을 네가 맡게 될 줄이야…
히아킨
제 걱정은 마세요, 할머니. 전 하늘의 자손의 혈통을 증명할 수 있는 건 뛰어난 힘뿐만이 아니라, 세계를 만드는 우리의 능력도 있다고 생각해요
오래전, 세계에는 신에게 도전해야 할 영웅이 필요했고 영웅 셀리오스 님께서 불을 꽃는 시대를 여셨어요
그리고 불을 꽃는 여정이 끝을 향해 달리는 지금, 상처투성이인 세계는 치유를 간절히 부르짖고 있죠
이 얼마나 아름다운 조합인가요? 천년간 이어져 온 영웅의 서사시가 「하늘」로 시작해 「하늘」로 끝맺는다니…
야신타
하하, 우리 강아지는 여전히 낙천적이구나. 어렸을 때랑 똑같아
결심이 선 것 같으니, 끝까지 네 신념을 지키렴, 히아킨티아
내 축복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 구원받는 세계를 지켜보거라
히아킨
할머니, 감사해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부탁이 하나 있어요
야신타
아직 시간이 있으니 말해보렴, 히아킨티아
히아킨
떠나시기 전에 예전처럼 다시 한 번 하늘의 영웅에 대한 전설을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야신타
훗……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 그럼 잘 들어야 한단다.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
야신타
티탄 전쟁은 수천 년간 이어졌고 세상은 엉망진창이 되었단다
백 년간 이어진 황금 전쟁 때문에 세계는 혼란에 빠졌지
그러던 어느 날, 인간들의 분노가 뒤끓는 장창이 나타났고……
구세의 신탁을 뒤덮은 먼지와 전쟁의 불길을 꺼트렸어
날씨를 빚어낸 아퀼라, 번개를 손에 쥐고 태양을 이마에 걸친 백 눈의 신성한 새……
니카도르에게 99개의 눈을 찔리고 남은 하나의 눈으로, 축복을 받고도 창끝을 겨누는 조석의 후예를 매섭게 노려봤어
하늘에서 온 황금의 후예, 「태양과 번개의 기사」 셀리오스는 황혼 시간에 날개를 두른 채 금단의 땅 조석의 눈으로 향했단다
그녀의 왼쪽엔 사자 머리를 한 「태양의 날개」 솔라비스가 포효하며 타오르는 듯한 신의 불을 토해냈고
그녀의 오른쪽엔 말의 몸을 한 「성월의 날개」 루나비스가 펼쳐져 있는 별들을 밟으며 달렸지
한 전사와 두 환수가 하늘의 주인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신의 불씨를 빼앗겠다고 맹세했어
티탄이 포효할 때마다 번개가 치고, 티탄이 움직일 때마다 돌풍이 일었단다
티탄의 상처에서 흐른 피는… 이 세상에 비가 되어 내렸고 홍수를 이뤘어
전투의 마지막 순간, 「태양의 날개」는 티탄의 날개를 불태웠고, 「성월의 깃털」은 티탄의 성체를 봉인했지
날개가 부러지고 만신창이가 된 하늘의 영웅은 힘겹게 장창을 들어…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마지막 눈동자를 꿰뚫었단다
티탄의 육체가 괴음을 내며 쓰러지자… 그와 동시에 천 조각처럼 하늘이 갈라지며 신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어
인간의 두려움과 기도에 하늘의 영웅은 또다시 일어섰지
「태양과 번개의 기사」 셀리오스는 처음으로 신을 죽인 황금의 후예란다.
용맹한 환수들과 함께 무너져가는 아퀼라의 몸통으로 돌진했어
그녀는 티탄과 한 몸이 되어 다시 하늘을 떠받치고 세상에 격앙된 한마디를 남겼단다——
「내 후예는 축복을 받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다시 하늘에 오를 것이며… 창세의 신탁이 끝나는 그곳에서 내 손에 있는 이 불씨를 되찾으리다」
스텔레
(바로 오늘이야……)
미미
와, 이렇게 높은 곳이 목적지다니……
미미
이 사람들은 전부 황금의 후예들을 배웅하러 나온 건가?
스텔레
파이논 씨는 저기에 있네——가서 얘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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