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임무/제2장 - 선주 「나부」

선주 「나부」 - 2.2.1 연단로와 거목, 절망의 나락

회색둥이 2025. 4. 30. 11:22

약왕의 비전의 반란, 팬틸리아의 개입, 선주의 숨겨진 고통


🧭 주요 전개

  • 열차팀은 공조사 작전 후, 단정사 인근에서 스텔라론의 영향으로 일어난 참상을 목격한다.
  • 약왕의 비전이 운기군에 침투하여 병사들을 마각화시키며 내부 분열을 유도한다.
  • 생존자, 포로, 병사들과 대화하며 "마각의 몸"의 실체, 약왕의 비전의 목적을 파악.
  • 부현이 재등장, 연단로의 독가스가 운기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술책임을 밝힘.
  • 열차팀은 연단로의 연기를 차단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 연기가 멎자 약왕의 비전의 수장이 나타나며 정체를 드러냄.
  • 정운이 반물질 군단의 대군 "팬틸리아"로 정체를 밝혀 충격 전개.
  • 팬틸리아는 불멸의 거목을 부활시키고 파멸을 유도한 배후로 드러난다.
  • 열차팀은 인연경으로 이동해 사태의 핵을 막기 위한 다음 작전에 돌입.

🔥 핵심 포인트

  • 약왕의 비전
    풍요를 신봉하며 불멸의 거목의 부활을 도모한 선주 내부 반란 조직.
    스텔라론을 이용해 마각화, 혼란 조장, 선주 전복을 기도함.
  • 마각의 몸
    장수종이 수천 년의 감정 누적과 기억 왜곡으로 자아를 상실하는 변이 상태.
    약왕의 비전은 이를 인위적으로 유도해 병력을 무력화시킴.
  • 정운 / 팬틸리아
    열차팀과 동행했던 정운의 정체는 반물질 군단의 대군 팬틸리아였음.
    파멸의 대의에 따라 선주를 자멸시키려는 계획을 실행.
  • 연단로 / 운하자부
    선주 고대 연단사의 실험실. 이곳에서 퍼지는 안개가 마각화 유도.
    열차팀은 이를 차단해 운기군의 강공을 도우며 작전의 전환점을 마련.
  • 불멸의 거목 & 인연경
    스텔라론의 힘으로 되살아난 불멸의 거목이 선주의 운명을 위협.
    거목이 봉인된 인연경으로 이동해 군단의 위협을 직접 막으려는 결단이 시작됨.

📖 스토리 전개

Mar. 7th
현장이 아주 처참하네……
정운
우리가 공조사에 있는 동안, 태복님께서는 벌써 출정을 나가신 모양입니다

선택지
「때가 되었다」는 거겠지?

웰트
군대는 신속함이 생명이야. 나부 선주의 입장에선 스텔라론의 재앙을 막는 것이 가장 급했을 걸세

Mar. 7th
경원 장군이 운기군 지휘라는 중책을 태복에게 맡겼다는 건, 정파 결과에 따라 움직일 걸 알았다는 뜻이지
장군이 우리한테 운기군을 따르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싸움과 모험은 천지 차이라고. 이 많은 사람을… 난, 난 그런 광경은 못 보겠어

정운
무슨 말씀이신가요, 뭐 이 정도 가지고……

수백 년 전, 어떤 「풍요」의 사도는 「불멸의 거목」을 빼앗고자, 군대를 이끌고 나부 국경을 넘어 동천의 절반을 파괴하고 운기군을 섬멸했었죠
그 과거는 장수종에게 있어 역사라고 할 수도 없는, 그저 「어제」에 불과하답니다. 그에 비하면, 눈앞의 이 광경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Mar. 7th
와, 그런 걸 위안으로 삼는 사람이 어디 있어!
웰트
태복은 싸움에서 졌을까, 이겼을까?

선택지
무승부일 것 같아요

Mar. 7th
…이게 시험도 아니고 무승부는 무슨? 쓰러져 있는 운기군은 몇 없는 걸 보니, 이번엔 선주가 깔끔하게 해치웠을 거야

웰트
…꼭 그렇다고는 할 순 없네. 대승을 거뒀다면, 보통 거점과 부대를 배치한 후 움직이거든. 근데 이곳엔 아무것도 없잖나
주변을 살펴보면,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Mar. 7th
이쪽이야! 여기 생존자가 있어……

웰트
……

의사 차림의 여자
뭐야, 운기군이 아니잖아…. 여기서 뭐 하는 거죠? 여긴 위험해요

웰트
저흰 장군님께서 보낸 지원군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디 계시죠?

의사 차림의 여자
단명종을 구조대원으로 쓰다니… 후후, 경원도 사람이 어지간히 없나 보군

죽어 가는 운기군
어서 가십시오! 이 녀석은… 「약왕의 비전」입니다!

의사 차림의 여자
쓸데없는 소리. 내가 널 치료하면, 너도 우리의 일원이 될 테지
그러니, 저들이 도망치게 둘 순 없을 거야, 안 그래?


죽어 가는 운기군
어서 여길 떠나세요
저도 절 통제할 수가 없으니——

약왕의 비전 신도
단명종의 수명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것을, 굳이 죽음을 자초할 필요 있나?

약왕의 비전 신도
선주에는 왜 왔지? 불로장생이라도 하고 싶었나?

약왕의 비전 신도
경원의 눈치 따위 보지 마라! 「약왕의 비전」은 그대들이 원하는 걸 줄 수 있어!


Mar. 7th
조, 조금만 버티세요. 우리가 도와 줄 사람을 불러올게요……

죽어 가는 운기군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전 저놈 때문에 「변화」 했으니, 얼마 못 갈 거예요……

어서 가시죠…. 태복님의 사람들이 저 앞에 있습니다……

그는 말이 없다. 모든 힘을 다 써버린 듯, 또는 당신들이 떠나길 기다리는 듯

웰트
…가지


정운
오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약왕의 비전」이 이 시점에 나타나다니, 태복님께서는 이 사실을 알고 계시려나……

정운
은인 여러분, 조심하셔야 합니다. 약왕의 비전은 역병 재앙신인 「약사」를 신봉하는 선주의 강적이에요

정운
수천 년 동안 연맹에선 이 은밀한 조직을 제거하려고 했으나 항상 실패했죠. 이럴 때를 골라서 나타난 게 결코 우연일 리 없어요


운기군 경비
누구냐! 정체를 말해라!
잠깐, 여러분이셨군요 —— 어서 오십시오, 밖은 위험합니다

Mar. 7th
우리를 알아?

운기군 경비
장군께서 초대한 손님이시잖습니까? 태복님께서 점괘로 여러분을 보시고 오실 때까지 기다리라 당부하셨습니다

선택지
저흴 기다렸다고요?

운기군 경비
네, 태복님께서는 부대를 이곳에 주둔하라 명하신 후, 전방 쪽 상황을 살피러 가셨습니다. 수년간 은거하던 「약왕의 비전」이 근방에 나타나 부대 분위기가 흉흉해요......
무사히 오셨으니 다행입니다. 태복님께서 여러분이 오기 전까지 운기군을 움직이지 말라하셨거든요
우선 안에서 잠시 기다리시죠. 태복님께서 돌아오시는 대로 결정을 내려 주실 겁니다

웰트
운기군이 이곳에 주둔한 채, 전진하지 않는 걸 보니,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듯하군.
「약왕의 비전」…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네. 선주 내부에 잠복해 연맹의 풍요를 뒤엎고자 음모를 꾸미는 집단이었던 것 같아……

스텔라론이 풍요에 이상 현상을 야기하는 건 사실이지만, 설마 약왕의 비전이 그것 때문에 위장을 포기한 걸까? 그럴 리가 없어. 운기군의 중심 세력은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잖나…
분명 우리가 모르는 일이 생긴 걸세, 태복이 없으니 주둔지 안의 운기군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군

정운
그럼, 여러분께선 곳곳을 좀 살펴주세요. 소녀는 적당한 곳을 찾아 쉬고 있겠습니다


한 운기군이 포로 옆에 서 있다. 신분과 장군의 명령을 설명하고 나니 그는 더 이상 다가오는 걸 저지하지 않는다

경계하는 운기군
질문? 해 보든지. 단 모든 과정을 내가 듣고, 내용을 녹음한다는 조건이라면 말이야

생포된 신도
후후, 드디어 말문무가 생겼군. 굳은 얼굴로 한마디도 않는 운기군한테 잡히니까… 흐흐, 따분해서 말이지~

선택지
스텔라론에 대해...

생포된 신도
그 빛나는 씨앗? 하하, 내가 봤는데 말야, 정말이지 아름답더군.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말소리 같은 게 들려……

Mar. 7th
스텔레, 너도 기억하지? …쿠쿠리아

스텔레
……

생포된 신도
수장님께선 그 물건으로 「불멸의 거목」에 신생을 주입할 수 있었어. 히히, 나도 처음엔 안 믿었지
우리가 수많은 방법을 모색하는 동안, 단명종은 몇 세대나 흘러갔지만, 「불멸의 거목」은 되살아날 기미가 안 보였지
하지만 지금을 봐…! 후후, 「에이언즈의 힘만이 기적을 재현한다」. 맞습니다. 맞아요, 위대한 약왕 「풍요」이시여!

선택지
불멸의 거목에 대해...

생포된 신도
너도 봤잖아, 그치! 불멸의 거목이 되살아나는 모습, 흐흐, 어찌나 장엄하던지!
장수종도 기억하지 못하는 신의 강림 시대, 약왕 「풍요」께선 불멸의 거목을 나부 선주에 하사하셨지. 그 신목 덕분에 인간은 비옥한 흙, 약귀 꽃는 나무, 응신(應身) 등 무수한 기적을 이뤘어…
아쉽게도 요궁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사실을 뒤엎는 바람에 약왕님의 모든 공적이 다 지워지고 말았다고…! 하지만 이제 곧, 우리가 신의 강림 시대를 다시 부흥시킬 거야!
우리와 함께 싸우는 그 짐승들, 너도 봤지? 그건 「불멸의 거목」의 아주 작은 자비일 뿐이다……

경계하는 운기군
입 다물어, 헛소리나 하는 쥐새끼 같으니라고. 운기군이 곧 네놈들의 뿌리를 뽑아 버릴 테다

선택지
운기군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생포된 신도
무슨 짓을 했냐고? 우린 동포들을 치료해 줬을 뿐이야. 흐흐, 빈약한 육체에 갇혔으니 고통스러울 테지……

경계하는 운기군
개자식… 당장이라도 베어버리고 싶군

생포된 신도
아, 너흰 모르겠군…. 단명종은 몰라. 「마각의 몸」? 그건 약왕님께서 하사하신 두 번째 목숨이라고! 아집을 버리고 신선의 몸이 되어 자유로운 생명이 되는 것이지!
나는 네 눈에서 힘에 대한 갈망을 보았다. 이생은 고통스럽고도 짧지, 안 그래? 후후, 난 네게 그런 힘을……

경계하는 운기군
저놈의 감언이설에 속지 마

생포된 신도
장난 좀 친 거야, 군사 나리. 히히, 「풍요」님의 은혜 없이 너희 단명종은 그런 「변화」를 계승할 수 없지

선택지
질문 끝났어


주둔하고 있는 운기군
주둔하고 있는 운기 전사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 가까이 오는 걸 확인하자 목을 끄덕이며 경례한다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세가 급박하여, 잡담을 나눌 때가 아님을 양해해 주십시오

선택지
상황은 좀 어떤가요?

주둔하고 있는 운기군
태복님의 명령에 따라, 저희 군은 몇 시진 전에 이곳을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투의 상대가 역병의 재앙을 신봉하는 「약왕의 비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약왕의 비전」이든, 그들의 조종을 받는 짐승이든 저희 적수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대의 형제자매들이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서로 베기 시작했습니다……

선택지
마각의 몸이군요...

주둔하고 있는 운기군
젠장! 「약왕의 비전」 놈들이 대체 무슨 술수를 부린 건지!
선주 사람은 「마각의 몸」이 드러나는 걸 가장 꺼립니다. 이유는, 자신이 인간이길 포기한 채, 장생의 핏줄에 감취진 「흉물」에게 패배했음을… 그리고 천궁의 흔계를 어겼음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약왕의 비전」이 저지른 행위는 모든 연맹의 자제들이 가장 중요하는 비열한 짓이에요!
…동료들을 위해 이 원한을 반드시 갚겠다고, 이미 천궁에 맹세했습니다


Mar. 7th
태복이 오면 치열한 전투가 시작될 거야…. 괜히 나까지 긴장되네
스텔레, 준비됐지?

선택지
준비됐어


운기군 경비
태복님! 오셨군요!

부현
오래 기다리셨군요, 여러분. 제가 「약왕의 비전」의 속임수를 알아냈습니다

선택지
약왕의 비전에 대한 건 왜 진작 말하지 않은 거야?

부현
죄송해요. 기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자 「약왕의 비전」 일은 저와 장군만 알고 있었답니다
저들은 운명을 뒤엎으려는 비밀 조직입니다. 한참을 잠복해 있다가 이번에 스텔라론 문제가 생기자, 참지 못하고 행적을 드러낸 거죠. 게다가 이번 재난은 그들과도 각별한 관계가 있더군요

웰트
전세가 불리한 상황에 병사들보다 앞서 직접 적진을 살피다니, 감탄스럽군

부현
그건… 별것도 아닙니다! 연산이란 본디 점숫가가 적어야 하니, 직접 정보를 얻어야 정확한 결과에 다가갈 수 있죠……

잠깐… 불리하다고 누가 그랬죠? 「약왕의 비전」이 오랫동안 은밀히 꾸민 일이 그 수단도 대단하긴 했지만, 우리 군이 열세를 보인 적은 없는데 전세가 불리하다고요?

선택지
우릴 기다린 건, 뭔가를 부탁하기 위해서지?

부현
이미 준비 마치신 것 같군요

Mar. 7th
휴, 너희 어공 님은 처음 만났을 때 「이건 선주의 내부 일이니, 괜념치 마십시오」라고 했어
근데 어째서 모든 고역이 다 우리한테 넘어오는 거냐고?! 컴퍼니도 너희처럼은 안 부려 먹어
어디 봐, 이번엔 우리에게 뭘 시키려는 거지? 설마 앞장서서… 운기군과 함께… 돌격하라?
안 가, 못 가! 상상만 해도 현기증이 난단 말이야!

부현
여러분을 전장으로 보낸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Mar. 7th
아, 아니었어?

부현
여러분은 인연으로 만난 기병이니, 「기(奇)」자를 내어드리라는 장군의 분부가 있었습니다. 현재 운기군의 강공은 적에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지요. 지금이 바로 기(奇)가 나설 때입니다
여러분, 저를 따라오세요


부현
「불멸의 거목」을 받은 후로, 단정사는 나부 선주의 가장 중요한 부서가 되었죠

부현
어쨌거나, 그들이 선주 사람 모두를 장수종으로 바꿔 주었으니까요
...그들은 「불멸의 거목」에서 불가사의한 기술들을 연구해 내기도 했답니다

부현
하지만 결국, 연단사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생명 조작을 낙으로 삼기 시작했죠. 「불멸의 거목」 연구는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풀 듯…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 목마르게 했어요


부현
「새벽종이 꿈속의 꿈을 쫓으니, 안개와 노을이 흩어진다」 .... 여러분, 저기 보이나요?

정운
아주 큰 연단로에서 연기가 피어올라요

부현
여긴 고대 연단사들이 선도를 천명하던 곳이에요. 그들은 이곳에 연단로를 만들고 「불멸의 거목」이 가진 힘을 흡수하며, 기이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었죠. 연단로에서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랐다고 하여, 「운하자부(雲霞紫府)」라 불렸답니다

정운
이름은 고아하나, 병범상의 사지나 다름없어요. 연단로의 불이 꺼지지 않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한, 우린 한 발짝도 가까이 갈 수 없으니까요

웰트
이게 운기군이 통제를 잃고 마각에 빠진 원인인가?

부현
그렇습니다. 「약왕의 비전」은 동천 곳곳으로 흩어지는 안개에 마각의 몸을 유발하는 단약을 섞었어요

정운
숨을 참은 채 행군하지 않는 이상, 운기군의 자멸은 뻔했죠. 내 옆의 전우가 언제 마각의 몸에 빠졌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테니까요. 군대의 사기를 꺾는데 의심만 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웰트
운기군의 첫 번째 강공은 연막일 뿐. 태복은 운기군 중심 세력의 적의 주의를 끌 동안, 우리한테 연단로의 불을 꺼서 연기를 막아달라는 심산이군

부현
「약왕의 비전」이 백 년간의 잠복을 포기하고,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 확실한 패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들은 철저히 준비해 운기군에게 돌격해오겠지만, 여러분의 능력과 존재는 「약왕의 비전」이 꿈도 못 꾸고 있을 테니, 방비하지 못했을 겁니다

선택지
저 연기는 우리한텐 무용지물이야?

부현
네, 저 망할 연기는 오직 운기군만을 노리는 비장의 무기죠
「불멸의 거목」은 나무의 금기입니다. 선주 연맹은 본디 독립적이었으니, 「약왕의 비전」 사람들도 장군께서 외부 지원을 요청하실 줄은 예상치 못했을 테죠. 물론 단명종을 대적하기 위한 준비 또한 하지 않았을 거고요

웰트
경원 장군께서 말한 기병(奇兵)이 그 뜻이었나?

부현
본좌가 감히 판단할 순 없죠. 스텔라론 헌터의 예언이 제 점괘보다 더 용하다는 말밖에는 못 하겠네요. 카프카가 줬던 미래가 하나씩 맞아들어가고 있거든요

선택지
결국 길은 하나란 소리네...

부현
「이 길만이 가장 좋은 결과로 향한다」라는 뜻이에요. 선택할 수 있다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은 없겠죠
더구나, 이건 저 혼자만의 선택이 아니랍니다...
태복의 직책은 길흉을 점치는 거예요. 전 제 선택으로 나무가 꼼찍한 미래로 향하는 건 원치 않죠
어찌됐든 연단로를 끄고 피해를 막는 일은 여러분만이 할 수 있어요. 어떻게 하실래요?

Mar. 7th
좋아, 태복이 「부탁드립니다」라고는 안 했지만, 우리만이 도울 수 있다니까 해보지 뭐. 스텔레, 웰트 아저씨, 그렇죠?

부현
연기가 멎으면 바로 갈게요. 외롭게 싸우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부현
......
켁켁, 지금부터 숨 참기 연습을 해도 늦지는 않겠죠......?

선택지
멀쩡해 보이는데...

부현
연단로까지는 아직 멀었다고요. 본좌가 약리학은 잘 모르지만, 복용량을 빼놓고 독성을 논하는 게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압니다......
흠, 아무튼... 저도 속으로는 무서워 죽겠어요! 아직 어린데, 벌써 마각의 몸에 빠지긴 싫다고요!

선택지
그럼 지금이라도 철수하면 되겠네

부현
그럴 수야 있나요! 장군께서 운기군을 제게 맡기셨는데, 앞장서는 것조차 못해내면서 장군의 뒤를 이으려 한다면... 크흠, 사람들의 신망을 살 수 있겠냐고요?!

선택지
저 연기, 정말 우리한테는 무해한 거 맞아?

부현
제 말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
큼... 저도 「모른다」고 말하면, 당장 손 떼고 철수하실 건가요?

부현
점칠 필요 없어요. 점괘도 점괘지만, 전 직감도 곧잘 맞거든요!
...여러분께도 청심환 좀 드릴게요. 여러분은 「마각의 몸」이 무엇인지, 잘 모르죠?
의사들은 「마각의 몸」이 기억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요. 장수종의 수명은 길고 길지만, 기억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거죠
수백, 수천 년이 지나면서 장수종이 느끼는 감정의 한계는 끊임없이 높아졌어요. 기억도 오랜 시간 퇴색되어 점차 얼어지고 무뎌지는 바람에 극단적이고 선명한 응집물만이 남게 됐죠. 그건 필시 고통스럽고 후회되는 회상의 잔재일 테고요......
이해가 되나요? 장수종의 결말은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아픔과 후회라는 한만 마음속에 남을 뿐이에요. 이런 극단적인 감정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붕괴되는... 그게 바로 「마각의 몸」의 시작이죠
단명종은 이런 걱정할 필요 없어요. 좀 안심되세요?

Mar. 7th
아, 그렇다면 안심이야. 난 아무런 기억이 없거든

부현
...아니, 아직 이해를 못 하셨네요. 마각의 몸의 원인은 기억이 아니라, 감정의 한계가 세월에 마모돼... 아니다, 그냥 기억이라고 생각하세요

선택지
약왕의 비전은 몇 명이나 돼?

부현
얼마 안 되지만, 대부분이 현혹된 연단사와 의사예요. 짐승을 부려 싸우게 하거나, 단약으로 신체를 강하게 할 수 있죠.... 하지만 운기군의 적수가 되진 못해요. 그래서 저렇게 연기를 퍼뜨리는 술수를 생각해 낸 거고요
실력 차가 극명함에도 저들이 잠복을 끝내고 반란을 강행했다는 건 정상이 아니에요. 도대체 어떤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선택지
갈게, 연습을 방해할 순 없지

부현
연단로의 불이 꺼지고 연기가 개면, 즉시 움직이겠습니다


Mar. 7th
휴, 장수종이 오래 살 수는 있지……

Mar. 7th
그래도 번뇌와 고통은 우리 단명종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


Mar. 7th
잠깐! 정운, 네가 왜 여기 있어! 여긴 연단로와 가까운 곳이라고!

정운
걱정은 감사하지만, 전 괜찮아요~ 장군께서 여러분을 따라가라 명하셨거든요. 군령을 어길 순 없죠

웰트
인명은 재천이야. 정운, 돌아가 봐, 장군에겐 우리가 설명하지

정운
괜찮대요. 헛, 제가 항상 우주를 항해하고 있다고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제 경력은 십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고요

정운
몇몇 은인님들은 저보다 더 오래 사셨을걸요?


Mar. 7th
연기가 좀 열어진 느낌이야……

웰트
그렇게 빠를 리가. 서둘러 걸음을 옮기지

Mar. 7th
좋았어, 다 됐다! 이제 연기가 안 나올 거야

부현
좋아요.... 잘됐군요. 이제 제가 군사들을 모으겠습니다


「약왕의 비전」 수장
연단로가… 꺼졌군
걱정 마, 올 게 온 것뿐이니까

부현
너였군, 단우……

「약왕의 비전」 수장
연단사 책임자 태복님을 뵙습니다…. 별로 놀라지 않은 듯하네요

부현
놀라긴, 「약왕의 비전」이 단정사에 숨어 있다는 건 장군과 본좌가 진작에 간파하고 있었다.
증거가 없고 6각로에게 죄를 물을 수 없으니 직접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약왕의 비전」 수장
차라리 잘됐어. 스텔라론 악령을 선주로 끌어들여 불멸의 거목을 다시 깨우고,
사람들이 마각의 몸에 빠지도록 유인했지…. 그 모든 죄목은 시왕사에서 조목조목 물을 것이다

「약왕의 비전」 수장
죄? 내가 한 일이 죄라면, 선주의 선조도 죄인이겠군요!
그들이 「풍요」님의 은혜를 받아 그 후예를 장수종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약왕의 비전」은 그저 그들이 걸었던 길에서, 조금 더 자유로움을 추구했을 뿐인데, 죄라니요?

불멸의 거목 헌근이 이 나부 선주를 감싸고 있을 땐 살아 있는 것만 같았어요.
우린 별바다를 누비니 대적할 자가 없죠. 모두가 신선이 되어, 자유롭게 변할 수 있었고요.
풍요신의 기적이 아홉 선주에 내리니, 그 얼마나 영광의 시대인가요……

하지만 지금을 보세요. 선주가 이런 꼴이 되다니?!
요공에게 당하고, 풍요의 주민이 여러 번 도탄에 빠지더니,
「시왕사」는 우리에게 불로장생을 포기하게 하려만 합니다……

한탄스럽군요. 이를 모른다 해도 탓하진 않을게요.
우리가 불멸의 거목이 강림한 시대에 태어나서 그 시대의 기적을 목도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예전으로 되돌아갈 기회는 있어요……

부현
뭐 대단한 말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힘을 위해서라면 사람 되길 포기하겠다는 상투적인 말뿐이군

선주의 선조가 천공과 함께 싸우며 불멸의 거목을 파괴하고,
「시왕사」를 설립해 생과 사를 나눈 건, 다시 인간의 마음가짐으로 살기 위해서였다

선인? 선주에 선인이란 없어.
무슨 「풍요」의 힘이고, 무슨 생사를 조작한다는 거야?
너희가 한 짓은, 그저 죄악에 불과해!

「약왕의 비전」 수장
말이 통하지 않으니, 안 하느니만 못하네요.
태복님은 이미 힘을 포기하기로 하셨군요….
그거야말로 제일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약왕의 비전」 수장
태복님, 「선인」들이 한 일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죠

「약왕의 비전」 수장
자애로운 약왕이시여, 제 부름에 답해주소서!

「약왕의 비전」 수장
「불멸의 거목」이 내려와… 불사의 몸을 줄 것이다——
우리에게 스텔라론을 주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지……
팬틸리아… 「약왕의 비전」은 해냈습니다……
「절멸 대군」도 약속을 지키시죠…. 어서! 지금 당장!

정운
에휴, 왜 내 손을 빌리려고 해. 이건 내 「파멸」의 미학에 어긋난다고… 쓸모없긴
됐다, 선주의 내부를 분열시키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겠네……


정운
아쉽네요
좀 더 지켜보고 싶었는데....

⌈풍요⌋의 은혜를 받았으니

여러분은 ⌈파멸⌋의 축복을

견뎌야겠죠?

Mar. 7th
정운!


???
난 「절멸 대군」 팬틸리아

팬틸리아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이 선주를 와해시키고, 자멸하게 하기 위함이다!

Mar. 7th
정운이… 반물질 군단 「절멸 대군」이라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부현
모두 진정하세요! 적을 앞에 두고 흔들려선 안 돼요!

팬틸리아
선주를 지켜보는 건 「제피르」도 「셀레노바」도 아니니, 행운이네

팬틸리아
난 말이지, 내 손으로 파멸시키는 걸 가장 싫어해……

팬틸리아
안타깝게도 장군이란 작자가 이 몸의 등장을 바랐으니,
이 팬틸리아도 솜씨를 보여줄 수밖에

팬틸리아
시간이 없어서 난 먼저 퇴장해볼게. 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Mar. 7th
그… 그러니까 우리랑 같이 다녔던 정운이 군단 사람이었던 거야?!
그 몸에서 솟구친 화염은 또 뭐야? 정운의 몸은… 몸은 또 어디로 갔는데?
웰트 아저씨, 아저씨는 아는 게 많잖아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선택지
웰트 씨…

웰트
……
그 화염은 자칭 절멸 대군이라고 하는 팬틸리아일세. 그 이름은 예전에 다른 무명객한테서 들은 적 있어
그녀는 나누크 휘하의 일곱 대군 중 하나로, 인간의 자멸을 사랑하지. 많은 생명이 그녀에게 유인 당해 돌아올 수 없는 심연에 빠졌네……

부현
그러니까 그 천박사 아가씨가 꼬임에 빠져 군단의 졸개가 된 거란 말인가요?

웰트
…그건 아니라고 봐. 팬틸리아는 정신을 붕괴시켜 육체까지 사그라지는 파멸을 즐기지
하지만 정운의 언행은 유인이나 조종 당한 것 같지 않았어. 아마 진짜 정운이 아니라, 정운으로 변신한 팬틸리아일 걸세

선택지
그러니까 정운은…

Mar. 7th
웰트 아저씨, 그럼 진짜 정운은……

웰트
미안, Mar. 7th. 나도 장담할 수 없어. 진짜 정운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가짜와 바뀌었는지는 정운의 몸이 사라져서 알아낼 방법이 없다네
이건 내 개인적인 추측과… 희망일 뿐이지. 그게 정운이었다면, 팬틸리아는 어째서 증거를 없애려고 했겠나? 시체를 고인 앞에 던져놓는 게 그녀의 파멸「미학」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
이 일로 우리가 혼란스러워 하고 의심하다가 팬틸리아의 계략에 빠지는 것… 이게 그녀의 진짜 노림수라고 생각하네

부현
「약왕의 비전」은 군단의 대군과 내통해 반란을 일으킨 거군요. 선주 사람으로 위장해 스텔라론을 나부에 들여와 우릴 자멸시키려 하다니……
분명 불멸의 거목을 노리고 있는 걸 거예요! 불멸의 거목을 건드리는 건 나부의 뿌리를 쪼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선주가 전멸하는 건 시간 문제죠. 당장 막아야 해요!


부현
별뗏목에 오르면 그 앞이 바로 봉인된 불멸의 거목의 동천, 「인연경」입니다

부현
스텔레, 지금 출발할까요?


부현
그 사람은 선주 사람의 모습으로 우릴 우롱했어요…. 괘씸해 죽겠네요. 아주 악질이에요
더 걱정되는 게 있어요…. 얼마나 많은 반물질 군단의 졸개들이 선주에 잠복하고 있는 걸까요?

선택지
정운에 대해…

Mar. 7th
모든 게 너무 갑작스러워…. 하지만 웰트 아저씨 말이 맞아.
생각해보면 정운의 모습이 조금 수상했어.
특히 「풍요」의 창조물에 대한 관심이 과했지

부현
천박사에서 보낸 사절이니, 천박사에 「정운」이란 사람이 있는 건 확실해요.
걱정 마세요! 그 행방은 운기군이 밝혀낼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 앞에 나타난 「정운」은… 웰트 씨 말씀이 맞아요.
그녀가 했던 사악한 행동 모두 우리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한 것이었죠.
절대 함정에 빠져선 안 돼요

선택지
인연경에 대해…

부현
인연경은 비디아다라족이 관리하는 동천이에요.
비디아다라족의 고향 세계에서 옮겨온 고해의 명승지라고 하더군요
「불멸의 거목」은 대전 중에 베이긴 했어도,
그 헌근이 단단하게 얽혀있어 단 한 번도 죽은 적이 없어요
연맹에서는 불멸의 거목을 인연경에 봉인해 비디아다라 용존에게 보호를 맡기기로 결의했답니다.
비디아다라 용의 후예가 가진 힘을 빌려 불멸의 거목을 억제하려는 의도였죠
시간이 많이 흘러 그때의 봉인이 지금까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존재하더라도 그 망령과도 같은 절멸 대군을 막진 못할 거예요

선택지
경원 장군은 어디 갔어?

부현
방금의 상황은 제가 이미 신책부에 고했습니다
궁관진에서 저와 연락한 후,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건
「인연이 있는 중요한 일은 반드시 직접 해야 한다」라는 뜻이겠죠
상황이 매우 급박하니만큼, 장군을 믿을 수밖에요……

선택지
시간이 없어, 당장 출발하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