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신이 바라는 것
시뮬레이션 우주
푸른 빛이 지평선에 걸릴 무렵 늙은 부인이 문을 활짝 열고 창가에 엎드려 있다. 낯선 소녀가 학회의 겹겹이 쳐진 봉쇄를 뚫고 곧장 파티비아의 병실로 향한다
시뮬레이션 우주
노인은 그녀도 솔리톤 알고리즘 난제나 누스와 제왕의 단서 같은 시시한 질문을 하러 왔을 것이라고 여긴다
시뮬레이션 우주
「『셉터』에 질문하려던 순간 포기하셨죠」 그녀가 어떻게 그걸 아는 걸까?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인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정한 우주가 영혼의 존재를 허락할 리 없다
시뮬레이션 우주
그녀는 몇 번이고 자문했다. 그때 자가 대관의 길을 갔다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범인과 천재의 거리는 정말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 자신은 너무 평범했다. 만약 코어에 접속한 사람이 더 위대한 학사였다면…… 그 난제를 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선택지
분명 그랬을 거예요
아니… 그들도 헛수고로 끝났을 거예요
시뮬레이션 우주
「전 질문하러 온 게 아니에요」 소녀는 부인의 침대 옆에 앉아 공식이 잔뜩 적힌 원고지를 그녀의 앞에 내려놓는다. 「이걸 좀 봐주셨으면 해서요」
시뮬레이션 우주
이게 무슨 일인가? 노인은 당황한다. 하지만 공식의 두 번째 줄을 보자, 에이언즈를 엿봤을 때처럼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다——솔리톤 알고리즘 난제가 완벽하게 증명되어 있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우주
「아가씨는 학사인가요? 아니면… 그분이 주시하는 천재인가요?」 제발 학사이길…. 파티비아는 난생처음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 거듭 기도한다
시뮬레이션 우주
「……」 소녀는 잠시 침묵한다. 「학사예요. 당신처럼요. 문제를 제시하고, 문제를 푸는 학사요」
시뮬레이션 우주
「그렇군요…」 파티비아는 눈을 감는다. 그녀는 울부짖고 싶다. 하지만 터져나오려던 말은 혀끝에서 한숨으로 바뀐다
선택지
그건 정말 아름다워요…
거짓말해줘서 고마워요
시뮬레이션 우주
병석의 노인은 눈앞의 소녀를 만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예감한다. 만남이 끝나기 전에 그녀는 창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천재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변화하는 상수 이야기는 됐고… 아가씨 생각에 미래는 정해진 것인가요, 아니면 혼돈스러운 것인가요?」
시뮬레이션 우주
「그걸 누가 알겠어요?」 소녀는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는다
시뮬레이션 우주
「어쩌면 누스조차 답을 알고 싶어할지도 몰라요」
시뮬레이션 우주
「그렇군요……」 노부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시뮬레이션 우주
별하늘에 별 하나가 지고 별 하나가 뜬다. 기계들의 왕은 아무 말 없이 매일 연산을 계속하며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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