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리드라
……
이만 나와라, 「신례관」

???
알겠습니다——
위대한 카이사르님
리고스
이제 제 충고를 받아들일 마음이 생기셨나요?

케리드라
훗……
오로닉스가 말한 대로 그 두 사람이 왔다. 그리고 네 말대로 그들은 「율법」을 향한 갈망을 드러냈지……
적어도 널 살려둔 게 옳은 판단이었다는 게 증명됐군

리고스
후후, 카이사르의 지혜가 또 한 번 증명됐네요
이제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났습니다. 누구와 협력하고, 「율법」의 저울을 어느 쪽으로 기울게 하실 건가요?——저일까요? 그 「구세주」일까요?

케리드라
……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거라, 안티키테라인——네 눈에서 이 두 갈래 길은 각각 어떤 미래로 향하고 있지?

리고스
알겠습니다
그 천외에서 온 「구세주」가 극악무도한 자가 아니라는 건 아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이 선택한 길은 앰포리어스의 큰 뜻을 덮어버릴 겁니다. 「파멸」 운명의 길을 걷는 이 세계는 마땅히 누려야 할 영광의 빛에서 멀어질 테죠……
그러나 제가 보여드린 길에서는 앰포리어스의 모든 생명이 카이사르의 이름으로 만물을 창조한 신을 죽이고, 천외의 수많은 세계를 정복할 것입니다
당신은 「아이언툼」이라고 불리는 거대 괴수를 부려 우주에 위대한 전쟁과 정복을 가져다줄 겁니다——온 우주의 생명이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굴복할 테죠

케리드라
그럼… 그 대가는 뭐지?
리고스
대가는 아주 소소합니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성을 「파멸」에 바치기만 하면 되죠——
신탁 속 황금의 후예로서… 이미 오래전에 그걸 버리기로 결심하시지 않았나요?

케리드라
훗……
신례 관중이여, 물러가거라. 이미 결심을 내렸으니
내가 「율법」의 불씨를 밝히고, 과거의 진부한 규칙을 불태우고 나면……

앰포리어스는 반드시 뭇별로 가득한 여정에 오를 것이다

키레네
카이사르는 정말 강압적인 것 같아…. 우리가 질문할 기회를 전혀 안 주잖아
게다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스텔레 넌 어떤 것 같아?
선택지
적어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줬어…
키레네
모든 게 의문투성이인 와중에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오크마의 분위기가… 정말 낯설어. 불을 쫓는 동맹뿐만 아니라 온 도시가 「천외의 세계」에 대해 말하고 있잖아……
우리도 천외의 친구들과 지금까지 알아낸 걸 얘기해 보는 게 좋겠어. 그런 다음… 응?

……
이제 명성이 자자한 거룩한 도시의 목욕 문화를 즐기며 푹 쉬자! 내가 이번 여정에서 가장 기대했던 거거든!

선택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키레네
휴식도 엄청 중요하다고. 봐, 다들 그렇게 생각할걸?

수상한 호위병
……

스텔레
(누군가 감시하고 있어……)
키레네
정말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네. 목욕을 핑계로 조용한 곳으로 가서 지금까지 알아낸 걸 헤르타 님과 스크루룸 님에게 알려주자
검사검사 도시 내부의 상황도 알아볼 수 있고——회의 결과가 막 알려진 지금, 분명 다들 그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이게 바로 일석삼조라는 거지. 가자

키레네
우와~ 사람이 정말 많다! 역시 거룩한 도시는 떠들썩하네~!

입담 좋은 시민
들었어? 동맹 회의에서 라돈 대표가 화를 내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대……
여유로운 시민
이상할 것도 없지. 카이사르가 권력을 독점하면 늘 소란이 끊이질 않잖아?

???
닥쳐라! 이 대역무도한 놈들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카이사르님이 아니었다면 진작 벌레 같은 원로들과 함께 호수에 처박혔을 자들이, 어디 입을 함부로 놀려?
입담 좋은 시민
이런, 카이사르의 충견이다……
여유로운 시민
가, 가자고! 저 녀석 앞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 돼……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쳇, 김빠지게
여유로운 시민
음? 또 만났네, 귀빈 친구들. 회의가 끝나고 목욕탕에 기분 전환하러 온 게 나쁜 만이 아니었군
앞으로의 정벌을 위해 푹 쉬어둬. 카이사르님의 든든한 부하 「프라코리스 경」이 「구세주」와 함께 전장에 나설 거야
초조한 시민
또 전쟁인가…? 카이사르가 오크마를 통치한 뒤부터 평화롭게 산 적이 없다니까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흥, 허튼소리

키레네
분위기가 날이 서 있네요. 유언비어 때문에 곤란하시겠어요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우스운 꼴을 보였네. 동맹 회의가 끝날 때마다 벌레들이 기어 나와서 말이지
눈에 안 보이면 마음도 편할 텐데. 땅에 사는 벌레들은 절대 하늘을 건드릴 수 없어. 그저 그늘에서 태양이 눈부시다고 투덜댈 뿐이지
게다가 신례관이 카이사르님께 운명을 약속했으니, 그 보잘것없는 난봉꾼들도 언젠간 자신의 명청함을 깨닫게 될 거야……

키레네
혹시 그 「신례관」이 누구인가요?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
카이사르님은 그분의 행방에 대해 비밀을 엄수하라고 하셨어
키레네
「그분」이었군요……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
됐어, 그만 물어보고 이만 가봐. 좀 혼자 있고 싶으니까!

키레네
훗… 아직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우락부락한 「프라코리스 경」은 비밀을 잘 못 지키는 타입인가 봐
신례관이라… 뭔가 불길한 이름이야……
앗, 이런… 우리를 계속 쳐다보고 있잖아. 우선 자리를 옮기자

키레네
케리드라가 우리한테 얼마나 숨긴 건지 모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이 한 명이 아닐 수도 있어


난폭한 라돈인
동맹 회의는 개뿔… 그냥 황금 피가 흐르는 짐승들이 날뛰는 가축장이지!
전쟁을 끝내는 「화염의 왕관」? 누가 봐도 자격이 없는 폭군이잖아!

「브루마리스 경」 세네카
그러게 말이야! 카이사르의 앞잡이가 다른 녀석들을 사냥하고 있을 때 속 시원하게 입 좀 더 털어봐
난폭한 라돈인
넌… 아, 누군지 알겠군. 그 폭군의 앞잡이잖아! 뭐야, 너도 그 땅딸보 대신 내 입을 막으러 온 거냐?
「브루마리스 경」 세네카
하하, 당황했나 봐? 긴장 풀어. 난 다른 사람이 카이사르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관심 없고, 본인은 더더욱 관심이 없을 테니까
오? 「신탁의 아이」라… 흣, 귀한 손님이군
너희도 목욕탕에 쉬러 온 거야? 오늘은 물 온도가 딱 좋으니까, 마음껏 즐기면서 다음 전투를 위해 힘을 비축해 두라고

난폭한 라돈인
「신탁의 아이」는 무슨… 흥, 또 카이사르가 전쟁할 구실을 대는 거겠지!
「브루마리스 경」 세네카
입이 참 거칠구나? 너한테 동맹 회의 참석 자격이 없는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

참, 목욕을 하고 싶다면 서두르는 게 좋을걸?
그 포식하는 물고기가 물속으로 들어가서 「천외의 세계」를 의심하는 우매한 자들을 모두 쓸어버리면… 이런 적당한 물 온도를 즐길 수 없게 될 테니까
키레네
브루마리스 경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네

키레네
그나저나 카이사르가 ⌈천외의 세계⌋를 의심하는 사람을 없애버릴 줄이야
이 점도 우리가 아는 오크마와는 전혀 다른데……

키레네
이 두 분은……

진실의 사자
어흥,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 이번에는 또 누가 온 거지?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오, 신탁 속의 두 귀빈이로군. 한 명은 귀엽고 똑똑하고, 다른 한 명 역시… 영웅의 품격이 있어!
키레네
두 영웅과 이렇게 빨리 재회할 줄이야. 엄청난 우연이군
「바람 시인」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헬코리토 경」, 「카르미눔 경」,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두 분은 항상 붙어 계신 것 같네요
키레네
아, 그, 그건……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아, 베르기니아는 신작을 위해 같이 영감을 수집할 사람을 찾고 있거든
진실의 사자
어흥, 이 몸은 오크마의 눈이자 귀라네. 그 어떤 소문도 이 몸의 눈과 귀를 피해 갈 수 없어. 그야말로 최고의 영감 수집 파트너라고 할 수 있지……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크흠!
진실의 사자
어, 어흥… 잡담은 이쯤하고, 두 사람이 원하는 오크마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들려주겠네——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신탁의 아이가 거룩한 도시에 왔고, 카이사르는 독단적으로 병권을 탈취했군. 동맹 회의가 유쾌하지 않게 끝나 피바람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 보이네……
키레네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이야기를 좀 부풀린 것 같은데?
진실의 사자
이 몸의 단단한 갈기를 걸고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맹세하지! 다만 이 무시무시한 소식을 잠재우고 싶다면, 더 파격적인 소식을……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됐어. 소문을 가라앉힐 수는 있겠지만, 카이사르님께서 협박에 가까운 방식으로 병권을 끌어모으신 건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니까
진실의 사자
다른 사람 눈에 카이사르님의 방식이 좀 독단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너희도 곧 전장에서 적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카이사르님의 검날을 보게 될 거야……
그녀의 충성심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는 말할 수 없지만, 똑똑한 너희라면 그녀가 검을 뽑을 때… 카이사르님의 곁모습 아래 숨겨진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겠지
키레네
「카이사르의 검날」이라면… 히실렌스 씨를 말하는 거겠지?
헬코리토 경의 말에서 불안한 기색이 느껴져. 카이사르와 히실렌스 씨의 관계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가까운 것 같아……

…어딜 가든 지켜보는 사람이 많네. 어디 인적이 드문 곳 좀 없을까?

키레네
흠… 카이사르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선 먼저 히실렌스 씨를 거쳐야 할 것 같네

키레네
여긴… 원래 네 「프라이빗 목욕실」이었지? 이목을 피하기 좋겠어. 지금도 사용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응? 이 냄새는……
…잠깐! 스텔레, 들어가지 마——

히실렌스
…누구지?
아, 작은 회색 물고기랑 핑크 바다 토끼구나
키레네
바, 바다 토끼요?
히실렌스
소리도 없이 이곳에 들어온 건 실수로 다른 물살에 올라탄 건가? 아니면… 나랑 같이 목욕하고 싶은 거야?
선택지
왜 당신이 여기에 있죠?
히실렌스
마모리얼 천궁은 내가 머무는 암초인데, 뭐가 문제야?
키레네
죄송해요, 목욕을 방해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히실렌스
딱히 문제 될 건 없으니까 괜찮아. 오히려 내겐 이런 상태가 훨씬 자연스럽거든. 육지 사람들이 몸을 가리기 위해 억지로 옷을 입는 건, 결국 자기를 속박하는 것에 불과해……
…하아, 방금 그 말은 그냥 잊어. 골드위버 경이 들었다면 또 뭐라고 할 테니까
아무튼 편하게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줘. 사냥의 피비린내만 씻어내고 바로 올게
선택지
사냥?
난폭한 라돈인
으, 으아아악──!
라, 라돈의 대표께서 암살당하셨어요! 도와, 도와주세요!
히실렌스
아, 깨진 게 껍데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네. 물에 휩쓸려가리라도 할까 봐 걱정했는데
선택지
당신이 한 짓인가요?
히실렌스
늘 하던 대로 씻어낸 것뿐이니까, 그렇게 놀랄 거 없어
키레네
…그런 거였군요. 어쨌든 들어오기 전에 공기에서 쇠 비린내가 났어
이유가 뭐죠? 라돈인이 불을 쏘는 여정에 군사력을 제공하는 걸 거절해서요? 아니면… 단순히 그들이 카이사르에게 무례를 범해서인가요?
히실렌스
그야 불을 쏘는 새로운 시대엔 썩은 피가 있어선 안 되니까. 피를 흘려야만 옛 규율에 얽매인 근시안적인 우민들이 정신 차릴 수 있지
지금 변방 반란군의 세력이 점점 커지는 추세인데, 암암리에 라돈의 지원을 꽤 많이 받았어. 그들이 「다시 황금기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면서 병권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는 건, 반란을 준비하기 위해서지
선택지
너무 극단적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어요
히실렌스
생각하는 건 카이사르께서 시민들에게 주신 권리이니, 네 생각에 더 간섭하지는 않을게
함부로 시대의 흐름을 뒤바꾸려고 하진 않는다며… 우리 모두 자유를 누릴 수 있어
키레네
하지만, 히실렌스 씨……
히실렌스
당신의 말에서는… 자유의 기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왜냐하면 난 이미 최고의 자유를 누렸거든
난 아주 오래전 바다에서 살았어. 빛이 없고, 문명이 닿을 수 없는 해저에선 큰 물고기가 항상 작은 물고기의 목숨을 노렸고, 큰 물고기가 죽으면 다시 새로운 생명의 양식이 돼서 바다에 영양을 공급했지
이게 바로 문명이 이어지는 흐름이야. 누구든 삼켜지거나 죽음에 처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지
키레네
그러니까… 완벽한 자유가 오히려 생명에 있어서 가장 잔인하다는 건가요?
히실렌스
생명이 존엄을 누리려면, 우선 「율법」의 제약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야
…더 말하지 않아도 돼, 바다 토끼.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니까
카이사르께서 「율법」이 물고기 떼를, 우리 모두를 이끌고 진정한 자유의 바다로 향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자고
속마음을 나누는 건 여기까지 하자──또 피비린내를 맡고 온 물고기들이 있으니까

아글라이아
하… 당신 부하도 참 안쓰럽네. 하루 종일 상관의 뒤처리를 감당해야 한다니

히실렌스
카이사르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뿐이야
키레네
음? 벌써 준비가 끝난 건가? 히실렌스 씨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네……
히실렌스
그나저나 매일 바쁜 금빛 송어께서 웬일로 갑자기 날 찾아온 거야?
아글라이아
내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내 작품에 비린내가 묻지 않도록 우방국에서 들여온 향을 좀 많이 피우는 게 어때?
카이사르를 대신해 연회 준비를 잊지 말라고 전하러 온 것뿐이야
히실렌스
알겠어, 대신 한마디만 할게. 나한테 그 비린내는 오히려 바다 특유의 향기처럼 느껴진다고
그리고 이 예복이 더러워지면, 어차피 네가 또 새 옷을 줄 거잖아?
아글라이아
누가 그래?
선택지
과거의 아글라이아 씨와 많이 다른 것 같아…
키레네
⌈미래⌋라고 해야겠지. 아직 거룩한 도시를 관리하지 않는 ‘금실을 짜는 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

방금 두 분이 언급하신 ‘연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히실렌스
참, 너넨 모르겠구나. 카이사르께선 전장을 앞두거나 승리를 거둔 후, 사기를 올리기 위해 황금의 후예를 위해 성회를 여시곤 해
우리 같이 항상 생사를 넘나드는 전사들에게 그건 승리보다 더 기대되는 순간이지

아글라이아
훗… 연회의 신을 사냥하기 위한 서곡으로 연회를 열고, 꿀 음료의 시조에게 꿀 음료를 공물로 바치다니, 참 황당한 일이지
히실렌스
얼굴 좀 펴. 어차피 결과는 정해져 있어. 이건 파쿠사를 위한 연회이기도 하니까, 그냥 티탄처럼 현재를 즐기는 게 어때?
아글라이아
난 당신처럼 자유롭지 않아. 그 도로스 고양이가 여기저기 말썽 피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머리 아픈데, 의뢰받은 옷도 완성해야 하고……
불씨가 내 눈을 밝히고 나면, 예전처럼 집중할 수 없을지도 몰라
키레네
아글라이아 씨의 눈은……
아글라이아
이 눈이 신기한가요? 사람들은 이 눈을 보석에 비하곤 하지만, 전 ‘낭만’에 이 눈을 바치고, 모든 걸 꿰뚫어보는 눈을 얻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신권을 받을 때쯤엔, 이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궁금하네요
키레네
미래의 당신은… 여전히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방직공이랍니다
아글라이아
그것도 운명 삼성이 내린 예언인가요?
키레네
예언보다 훨씬 정확하죠. 스텔레이가 직접 봤으니까요, 안 그래?
선택지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걸 엮어낼 거예요…
아글라이아
……
‘반신이 되면 인간성이 사라지리라’ —— 전 신탁을 향해 수없이 간구했지만, 돌아온 건 이 응답뿐이었어요
하지만 운명의 단편은 바늘자국과 같아서, 화려한 의복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없는 거 아닐까요?
히실렌스
아글라이아는 자기가 짊어져야 할 신의 직책 때문에 늘 고민이 많았는데, 너희 덕분에 기운을 좀 되찾은 것 같아
선택지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네요

히실렌스
아글라이아가 방직기의 움직임을 잘 아는 것처럼, 나도 숨찬 공기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읽어낼 수 있어. 얼마나 친하냐고 묻는다면… 난 아글라이아가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같이 헤엄쳤고, 그 마음속의 물방울을 대부분 읽어낼 수 있는 정도랄까?
그녀가 부끄러워서 미처 못 한 말은, 나중에 내가 대신 너희에게 한잔 올릴게. 이 목욕실은 너희가 쉴 수 있도록 잠깐 내어줄 테니……
…푹 쉬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둬. 이렇게 술잔을 들고 나누는 즐거움은 언제든 삶의 마지막 기쁨이 될 수도 있으니깐

키레네
히실렌스 씨가 목욕실을 내어줄 줄이야… 참 자유분방하다니까
선택지
이제 카이사르의 시선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겠어
키레네
맞아, 대신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중요한 얘기를 할 땐 좀 조심하는 게 좋겠어
그러니까 이 기회에 얻을 지금까지의 진척 상황을 알리자. 천외에서 다들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헤르타
…일단 머리에 촛대가 꽂힌 그 왕관 꼬마가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너희가 「율법」을 넘겨받겠다고 한 요청을 강경하게 거절했어…. 음, 합리적이야
그리고 리고스는 확실히 이 타임라인에 있어. 하지만 그 왕관 꼬마와 관련이 있으니 너흰 그를 찾아낼 수 없겠지…. 흥, 예상대로군
하아, 갈 길이 머네……
선택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벌써 알아버린 거예요?

헤르타
뭐야, 그냥 추측한 건데 다 맞힌 거야?
우리 쪽에도 진전이 있긴 하지만, 딱히 좋은 소식은 아니야. 시간이 없으니 간략하게 말할게……
그 지능 기계의 배경에 관한 건데, 그가 만든 방화벽은 14행 대수식을 사용했던군——에이든[지니어스 클럽#22]이 9자 계산법을 발명한 이후로 그런 수학 법칙은 은하에서 진작 사라졌지
리고스는 분명 지니어스 클럽과 관련이 있을 거야. 그러니 조심해
선택지
어떤 지니어스가 만들어낸 존재가 아닐까요…?
헤르타
우선 로봇 머리[누스] 본인은 배제하자. 자기랑 상관없는 일엔 관심이 없으니 절대 직접 나서지 않을 거야. 그 녀석의 정체에 관해선 나와 스크루가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며 찾고 있는데……
지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적막의 영주[지니어스 클럽 #4]」, 아차[#23]… 아, 그리고 두 루버트[#27, #66]도. 그 두 사람이면 정말 김빠질 것 같지만
선택지
여러분도 정확한 답을 모르는 거예요?
헤르타
그 녀석의 기술은 오래되고 복잡해서 지니어스에 밀리지 않는다니까? 뭐, 에이언즈는 아니니 결국은 알아내겠지만
내 할 말은 여기까지야. 세계 내부는 너희에게 맡길게. 수시로 연락하고 절대 방심하지 마
키레네
헤르타 님은… 참 화끈하시다니까
그럼 이제 아글라이아 씨가 말한 연회를 돌파구로 삼아보자. 케리드라의 측근이 모두 참석할 테니까,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야
선택지
그때는 신중하게 움직이자

키레네
응, 그렇게 하자! 우리의 팀워크라면 어떤 일이든 무사히 해결할 수 있을 거야

키레네
정말 긴 하루였어… 이제 슬슬 쉴 시간이네
선택지
연회를 위해 푹 쉬어두자
키레네
응! 연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두자 ♪

키레네
스텔레, 봐! 저 앞이 바로 연회장이야

키레네
우와, 노래도 들리네! 정말 낭만적이다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두 분, 잠깐만. 연회장에 들어가기 전 휴대하고 있는 물건을 제출해 줘

키레네
음… 이 영웅이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네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카이사르님은 귀한 몸이시니, 반드시 신중을 가해야 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내 말에 따라주길 바라
키레네
외부 음식 반입 금지는 그렇다 쳐도, 책이랑 깃펜까지… 압수해야 하나요?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사용할 줄만 안다면 깃펜도 흉기가 될 수 있지. 키레네 씨, 휴대하고 있는 모든 물건——「모든」——물건 말이야
걱정 마. 당신들의 물건은 전문 인력이 적절하게 보관할 테니
키레네
「전문 인력」… 「적절하게」… 뭔가 다 미묘한 말이네
스텔레, 아무래도 표식의 닻을 노리는 거 같은데, 어떡하지?

선택지
네 직감은 어때?

키레네
내 직감이라…
스텔레, 그렇다면 오히려 표식의 닻을 넘겨서 그가 「보관」하도록 하는 건 어때?
카이사르는 스텔레에 대해 관심이 많으니까, 우리가 지니어스와 나눴던 대화를 거의 다 알고 있을 거야.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눈에 훤한데……
하지만 그게 오히려 우리의 「지름길」이 되겠지, 안 그래?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저기 두 분?
키레네
알겠어요, 협조할게요. 여기요——대신 카이사르님께 언제 어디서든 스텔레를 믿어도 된다고 전해 주세요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협조해 줘서 고마워. 카이사르님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연회에 참석하실 거야
일단 들어가서 다른 손님들과 함께 즐기고 있어

키레네
이번 연회의 주인공인 케리드라가 없다고?
대화를 좀 나눠보고 싶었는데, 정말 쉽지 않네……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두 분, 또 무슨 볼일이 있어? 설마 내가 카이사르님의 행적에 대해 떠드는 걸 듣고 싶은 거야?
「브루마리스경」 세네카
여어, 라비에누스! 지하실에서 학자들이 몰래 숨겨둔 꿀 음료를 구했는데, 마셔볼래?
선택지
저도 한잔하고 싶은데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이번 연회의 꿀 음료는 무제한으로 제공되니, 천외의 술보다 맛이 깊은지 비교할 겸 마셔봐
키레네
감사합니다. 다만… 그것보다 카이사르께서는 언제 오시나요?
「브루마리스경」 세네카
카이사르? 훗훗, 누가 알겠어? 아마 또 어딘가에 숨어서 못된 궁리나 하고 있겠지. 그녀는 우리 같이 목숨을 걸고 자신을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단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거든……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세네카,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할 수 없겠군. 그 말을 주워 담거나, 나랑 승부를 내도록 하지!
「브루마리스경」 세네카
좋아——시종, 꿀 음료 항아리 10개 더 가져와. 오늘 두 발로 서 있지 못할 때까지 마시게 해주지!
「프라고리스경」 라비에누스
큰소리치기 전에 네 뱃가죽이나 신경 쓰는 게 좋을걸!

키레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카이사르가 와도 못찾을 거야……
…좋았어, 그렇다면 근처에 높게 받쳐진 자리가 있는지 찾아보자

트리비
라이아, 꿀 음료 마시기 힘들면, 우리 가 술을 달라고 해서 오트밀죽을 만들어 줄게
아글라이아
괜찮아. 다만 연회가 너무 시끄러운 데다, 흥미로운 사람도, 재미있는 일도 없어서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을 뿐이야
트리비
거짓말. 아까 목욕실에서 돌아왔을 때는 기운이 넘쳤잖아. 누군가를 걱정해서 그런 거 같은데, 내가 맞춰볼까? 히실렌스 언니 때문이야? 아님 사이퍼?
너는 너무 진지하다니까. 계속 그러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거야
아글라이아
선생님은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가장 없을 텐데
키레네
……
선택지
망설이는 거야?

트리비
어? 우리 를 찾았던 거야? 내 말은, 트리비랑 라이아 중 누굴 만나러 온 거냐고

키레네
…아니, 그건 아닌데, 혹시 두 분 카이사르님 보셨나요?
트리비
카이사르님? 우리 는 모르겠는데

아글라이아
그 군주는 항상 제멋대로인 성격이에요. 우리에게 작위를 내렸지만,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행적을 전혀 알려주지 않죠
어쩌면 그녀의 눈은 체스말과 왕관에 비친 하늘밖에 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죠

키레네
그렇군요……
아글라이아
두 분 왜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고 계세요? 그런 표정은 「구세주」답지 않아요
기왕 이렇게 만났으니 같이 건배나 하죠. 아직 즐길 시간이 있으니——천년의 운명과 희생을 위해!
트리비
그럼 우리 는——운명을 해방하는 내일을 위해!
선택지
불을 쫓는 여정을 위하여!

사람들
건배——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아, 안녕하세요! 여여연회에 온 걸 환영합니다!
선택지
정말 시끌벅적한 연회네요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역시 구세주도 참석했군. 마침 베르기니아가 너를 찾으러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카이사르님의 사관으로서, 저는 불을 쫓는 군대의 모두를 위해 시를 쓰고 있어요. 근데 저 자신에 대해서 쓰려니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베르기니아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영감을 얻기 위해, 너희들이 그녀의 미래를 살짝 「누설」해 줬으면 해
키레네
저건… 안 될 거 같은데? 게다가 우리는 미래의 그녀에 대해서도 모르잖아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면 아마 더 실망할 거야… 스텔레, 어떡하지?

선택지
완곡하게 돌려서 말하자…
키레네
그래, 알았어

너무 많은 걸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미래」를 주제로 시작해 보는 건 어때요?
음, 예를 들면… 「나는 동경을 품고 자신을 위해 내일의 우화를 적는다. 내일,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이 오고, 약속의 그 순간을 맞이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 …이런 느낌?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그……
…바로 그거예요! 가, 갑자기 영감이 샘솟네요!
고마워요! 돌아오고 나서 «불을 쫓는 낙목의 영웅기»를 완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아폴로니우스는 당신들의 대답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택지
네 말재주는… 정말 어디에든 통하네
키레네
후훗, 이게 대화의 예술이라는 거야! 스텔레에게 배운 건데, 비슷해?
맞다. 그럼 대신 카이사르님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헬코리토경」 아폴로니우스
카이사르님? 보통 이렇게 이른 시간에는 오지 않아. 그분의 말을 빌리자면, 군왕은 충신들이 사담을 나누는 곳에서 침묵해야 한다고 하더군

그분이 오기 전에 우선 우리와 같이 한잔하자——속에 간직한 절멸제된 이성을 위해
「카르미눔경」 베르기니아
반드시… 화답할 낭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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