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아킨… ⌈천공⌋의 반신이 만든 다리는 공간의 거리를 건너게 해주었고, 당신에 대한 그들의 신뢰도 시간의 거리를 넘어섰다
입장곡

세월이 전부 마셔버린 과거…
잔 바닥에 숨겨진 취한 꿈…

리고스의 목소리
보십시오! 불빛이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얼굴을 비춰냈군요. 저들 역시 이 연극의 배우죠

영리한 세이렌
바닷속에 만연한 칠흑의 물결 때문에 우리 왕국이 위기에 처했어……
아름다운 세이렌
너무 걱정하지 마. 여왕님께서 직접 재앙을 잠재우기 위해 국경으로 가셨잖아
리고스의 목소리
이 장면은 「바다」의 황금의 후예가 탄생했을 때의 역사입니다… 과거 그녀는 「세이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티탄 권속이었습니다
그 당시 카오스라는 검은 물결의 확산을 억제했지만, 아이언툼의 모상을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죠. 검은 물결은 여전히 세계의 깊은 곳에서 요동쳤고, 세이렌의 나라가 가장 먼저 「파멸」을 맞이했습니다
영리한 세이렌
들어봐, 헬렉트라의 노랫소리야. 그녀가 우릴 부르고 있어!

아름다운 세이렌
어서 가자, 헬렉트라의 노랫소리는 곧 여왕님의 칙령이니까
첫 번째 노래

영리한 세이렌
검은 물결이 바다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여왕님은 모든 걸 바치셨어
아름다운 세이렌
여왕의 잔에서 탄생한 그녀는 지극한 축복을 받아 최고의 신력을 이어받았지……
어머니를 도와줘…
자매들…

헬렉트라
자매들이여! 드디어 왔구나
아름다운 세이렌
당연하지, 헬렉트라. 우린 너의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온 거야
선택지
히실렌스…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의 진짜 이름은 「헬렉트라」입니다——그건 과거의 그녀이며, 미련 속에서 되돌아보는 잔상이죠
헬렉트라
여왕님이 우릴 부르셨어. 아마 체력이 바닥 나셨을 거고, 결국에는 검은 물결이 국경으로 흘러들어올 거야
영리한 세이렌
그럼 어떡하지? 설마 우리 해역도 시꺼멓게 변해버리는 거야?
헬렉트라
걱정 마. 우리가 여왕님 대신 검은 물결을 담는 잔을 들어 올려, 함께 나라와 백성을 지켜낼 테니까
리고스의 목소리
보잘것없는 티탄 권속이 진리의 물결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순진하군요……
바로 그 순진함 때문에 고난이 시작된 겁니다
당신은 왜 대지의 티탄을 증오하면서…
대지가 잉태한 생명을 사랑하나요?

헬렉트라
여왕님의 행궁이 바로 앞에 있어. 예전의 아름다우셨던 모습도 이젠 오염으로 뒤덮였겠지……
그들의 연회를 지키기 위해
차라리 검은 물결을 삼키고
눈물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리

어머니…

헬렉트라
파구사[바다의 티탄], 고귀한 여왕이시여! 당신의 부름을 듣고 왔습니다

심해의 여왕
나의 물고기들아, 기쁘게 헤엄치는 너희를 보니, 왕국의 불행을 차마 입에 올릴 수 없구나……
난 내가 검은 물결을 전부 마셔버릴 수 있을 줄 알았단다. 하지만 아무리 깊은 잔도 결국은 넘치는 법, 이젠 더 이상 진흙을 담아낼 수가 없구나
떠나지 마요…

헬렉트라
걱정 마세요, 어머니. 우리 모두 바다의 아이입니다. 우리가 당신을 위해 숙명을 함께 짊어질게요
영리한 세이렌
우리가 당신의 직책을 이어받아 검은 물결을 몰아낼게요
아름다운 세이렌
우리가 당신의 성배를 고치고, 저주의 더러움을 이어받을게요
심해의 여왕
물고기들아! 「분쟁」의 창이 떨어지면 너흰 그만 물러나거라
약속하마. 지상의 도시 국가가 너희를 위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연회를 열어 줄 것이다……
연회…

심해의 여왕
이게 내가 너희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은혜란다








리고스의 목소리
파구사는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고, 잔은 깨졌죠——검은 물결에 주입된 파구사의 취기는 앰포리어스에 최초의 광기를 가져왔습니다
세이렌들은 약속된 연회를 맞이하기 위해, 몸이 썩고 뼈가 마를 때까지 티탄의 조각을 찾아 헤맸죠
계속 감상하시죠. 지금부터의 무대는 그의 부서진 운명처럼 오랫동안 방치됐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리고스의 목소리
결말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걸 바꿀 순 없죠… 이 가련한 등불처럼요

영리한 세이렌
헬렉트라! 내 꼬리는 악귀에게 갉아 먹혀서 더 이상 멀리 헤엄칠 수 없어……
아름다운 세이렌
헬렉트라! 내 지느러미는 검은 진흙에 잠겨서 너는 너와 함께 춤을 출 수 없어……

헬렉트라
다들 포기하지 마! 여왕님이 약속하신 그 연회를——스틱시아라는 도시 국가를 벌써 잊은 건 아니지?
영리한 세이렌
잊지 않았어. 그곳은 매일 밤마다 우리 꿈속에 나타나니까……
아름다운 세이렌
꿈에서 본 성은 정말 아름다웠고, 등불은 어두운 바다의 밑바닥까지 비쳤지……
영리한 세이렌
꿈에서 아이들은 우리의 뿔에 화환을 씌워줬고, 시인은 세상을 지킨 세이렌의 업적을 노래했어……
아름다운 세이렌
하지만… 우린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어. 그러니 네가 우리 대신 인간들에게 심해의 전설을 노래해 줘……

부식된 세이렌
연회… 노래… 헬렉트라……

헬렉트라
……

리고스의 목소리
세이렌들은 「파멸」에 침식돼 피와 살이 부패하여, 이 세상의 검은 물결 창조물이 되었죠
헬렉트라
…안녕, 나의 자매들이여. 내가 최후의 사명을 완료하고 나면, 너희를 위한 연회를 열게

리고스의 목소리
그렇게 바다 아래엔 깨어 있는 세이렌 한 마리만 남게 됐습니다. 히실렌스는 홀로 바닷속을 헤엄치며 동족을 위한 장례를 치르고, 충만의 잔의 파편을 찾아 나섰죠……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헛수고였습니다…. 이제 「세월」의 신력으로 바로 여정의 끝으로 가볼까요?


부활한 어머니시여…
자매들이 희생됐어…
나만 연회에 갈 수 있어

헬렉트라
마침내 충만의 잔이 완전해졌고, 천벌의 창도 저승의 강을 벗어났으며, 신은 검은 물결을 막아내는 사명을 다시 짊어졌어

헬렉트라
나는 끝없는 노역에서 벗어나, 스틱시아에서 열리는 의례로 향했지……

헬렉트라
난 자매들의 염원을 안고 육지에 만민이 환호하는 축제가 있기를 기대하며,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어
내 꼬리지느러미는 두 다리가 되었고, 비늘은 피부로 변했으며, 몸을 감싸던 거품은 반짝이는 치마가 되었지
하지만 육지에 올라와 보니, 그곳엔 꿀 음료로 가득한 축제도, 하프를 연주하는 시인도 없었고——
——오로지 고요한 죽음만이 저승의 강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었지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의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졌을 때 스틱시아는 이미 전생의 전철을 밟아 「죽음」에 삼켜진 뒤였죠……
기대와 약속은 모두 한낱 꿈같은 포영에 불과했던 겁니다

헬렉트라
세이렌인 난 태어날 때부터 조수를 담는 용기였어. 사명을 완수했지만 약속이 실현될 수 없다면……

난… 이 칠흑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귀한 여왕 파구사는 취기를 핑계로 나의 추궁을 회피했어. 그녀는 육지에 내가 바라는 연회가 있을 거라 말했지……

그렇게 난 아무 목적도 없이 어둠 속을 헤엄치기 시작했어……
두 번째 노래

헬렉트라
그분이 말한 연회는… 도대체 어디에 있지?
???
고독한 검날이여, 내가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노라

리고스의 목소리
육지에서의 오랜 배회 끝에, 길 잃은 세이렌은 우연히 미래의 공범을 만나게 됐습니다……

거만한 국왕
그대는 홀로 전쟁을 잠재웠고, 「분쟁」을 물러나게 했군. 천군을 지휘하는 그 검은 누구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가?
선택지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군요
리고스의 목소리
맞습니다. 케리드라는 카이사르가 되기 전부터 야망으로 가득했죠
헬렉트라
신탁을 이행하는 왕이시여, 전 누구의 검이 아닙니다. 전 그저 살육을 통해 이성을 유지하는 길 잃은 물고기일 뿐이죠

거만한 국왕
그럼 날 위해 검을 휘두르고, 날 위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어떤가?
말해 보거라. 그대는 어떤 염원을 품고 있지?

헬렉트라
전… 연회에 제가 앉을 한 자리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거만한 국왕
왕의 권능으로 연회를 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승리를 거둔 뒤에 나의 장병들과 마음껏 마시게 해주지……
다만 그 대가로 그대의 마음을 바쳐야 한다, 기사여
헬렉트라
마음이요?

거만한 국왕
그래, 절대적인 충성을 바쳐야 하지
그대는 신의 거짓말에 속아 바다의 어둠에 잠겼었지. 그러나 이제부터 내가 그대의 빛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겠다

헬렉트라
알겠습니다, 존귀한 왕이시여. 당신이 선고한 「율법」은 제 삶의 나침반이 될 겁니다……
따르겠나이다, 존귀한 왕이시여. 그저 또다시 타인의 도구가 되어, 주어진 사명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니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는 그렇게 공허한 배회 속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아냈고, 그건 마치 심해를 비추는 하늘의 빛과도 같았죠

헬렉트라
존귀한 왕이시여! 당신의 명령에 따라 여정 위의 모든 더러움을 씻어냈습니다
거만한 국왕
나의 검날이여, 그대의 도움으로 내가 왕위에 올랐으니, 원하는 것을 마음껏 말해 보거라

헬렉트라
제가 원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연회뿐입니다
거만한 국왕
하하——보아라, 내가 그대를 위해 저녁 연회를 준비했고, 가장 좋은 꿀 음료와 공물을 가져왔도다!

헬렉트라
심해는 아득하고도 어둡기에 물고기는 본능적으로 빛을 좇지……

이제 난 불빛을 찾았어. 비록 타버릴 정도로 뜨겁지만, 그게 유일한 빛이야

리고스의 목소리
우리도 연회에 참석합시다. 앞으로 향하는 문이 연회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거만한 국왕
신하들이여, 오늘의 연회는 과거를 기릴 뿐만 아니라, 미래를 축하하기 위함이다——
우리의 황금 피는 무적의 괴수를 낳았고, 그 괴수는 우리의 말발굽이 되어 천외의 별들을 누비게 할 것이다!

헬렉트라
위대한 왕이시여, 별들 사이엔 수많은 강적이 도사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희가 모든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거만한 국왕
걱정할 것 없다. 「파멸」의 군대 앞에서 그 악인들은 성간의 먼지와도 같으니
우주 어딘가에 분명 바다로 뒤덮인 행성이 있을 테니, 그곳을 정복하고 나면 그대의 영지로 주겠노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공을 세우면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내 그대들에게 근심 걱정 없는 시대를 약속하지!
이제, 별바다의 정복을 위해 모두 잔을 들어라!

사람들
별바다의 정복을 위하여!
리고스의 목소리
별바다 정복이라, 이 얼마나 원대한 꿈인가요? 하지만 그 세이렌 기사의 마음은 오로지 연회에만 있었죠……
자, 앞으로 나아가 저와 함께 이 허망한 환상의 종막을 지켜보시죠
세 번째 노래

스텔레
(환각의 출구는 대체 어디 있는 거지…?)

상냥한 학자
고귀한 기사여, 뜨거운 불꽃 같은 그대와 함께 연회를 즐길 수 있어 영광이네
낭만적인 시인
고귀한 기사여, 그대의 검날로 승리를 거뒀으니 그대에겐 이 순간의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어. 부디 이 꿀 음료를 받아주길
충성스러운 호위병
고귀한 기사여, 왕께서 왕좌에 앉으신 이 영광은 그대의 공로이기도 하니, 잔을 들어 경의를 표하지
괴팍한 사제
고귀한 기사여, 그대의 무한한 힘으로 우리와 함께 하늘을 정복해 다오. 함께 잔을 들어 맹세하지!

헬렉트라
…그럼 함께 잔을 들고 건배하자
……

심해에 있던 난 「불」의 존재에 대해 몰랐어. 육지에 올라 처음으로 봤던 빛이… 바로 황금 피가 지핀 전쟁의 불길이었지

그 불길은 내 지느러미에 상흔을 남겼고, 내게 고통과……

뜨거운 갈망을 느끼게 했어
그 갈망은 모든 영웅의 몸속에서 출렁거렸고, 두 눈을 태워버릴 것처럼… 눈부셨지

충성스러운 호위병
「그분의 한쪽 눈은 영광을 보았고, 다른 쪽 눈은 시체를 보았다」
상냥한 학자
「그분은 공포와 죽음보다, 영광의 이름을 사랑하시네——」
낭만적인 시인
「아아! 사람들이 말하길, 검쟁이는 죽기 전에 수천수만 번 죽음을 겪는도다」
괴팍한 사제
「그러나 용사는 평생 한 번만 죽는 법——신이 그분의 증인이 되어주리」

헬렉트라
출정 전날, 우린 송가를 부르며 별바다로 떠날 준비를 했고……
군단은 그 거대한 괴수를 타고 흐르는 해류처럼 우주 곳곳으로 향했어
행성들엔 왕관의 깃발이 잇따라 꽂혔고, 영토마다 전쟁의 불길이 치솟았지
마지막 반항이 잠재워지자, 거대한 제국이 별들 사이에 세워졌어——이 작은 연못도 마침내 번영과 평화를 맞이했지

이게 바로 이야기의 결말이야. 연극 속으로 들어온 관객의 마음에 들었을까?
선택지
그건 올바른 결말이 아니에요

헬렉트라
응, 그 고요한 수면 아래에는 해골이 무수히 쌓여있으니……
이제 이 취한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야

케리드라
사람들은 한때 정점에 선 나를 위해 환호했지만… 이젠 나의 몰락을 기뻐하는군……
은하는… 내가 밟을 수 없는 전장이구나……

헬렉트라
그녀의 목숨과 야심은 왕의 여정이 끝에 도달하기도 전에 심해에 파묻혔어
그게 바로 진정한 결말이야…. 검날이 그녀의 원대한 계획을 찢었고, 화려한 예복은 온통 황금 피로 물들었지…
…
그리고 그녀를 죽인 사람은……
그녀를 죽인 사람은……

……
…그녀의 가장 충성스러운 검이었어
선택지
도대체 왜…

헬렉트라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 없어. 좁은 연못에 있는 물고기는 거세게 몰아치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니까
난 육지를 배회하다가 드디어 한 줄기 불꽃을 찾았지만, 그 불꽃을 내 손으로 직접 꺼트렸지……
히실렌스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만약 바다의 연회와 카이사르가 꿈꾸는 미래, 앰포리어스의 존재가 전부 허상이라면… 우리의 여정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
「구세주」가 돌아오면, 이 황당한 연회도 끝이 나겠지

하지만 회색 물고기야, 난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
이 불을 쫓는 연회가…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도 당신이 찾아온 걸 눈치챈 것 같군요. 환상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럼 다시 서막으로 돌아가죠. 동굴의 비유에 대한 그 질문 말입니다. 「동굴 속 죄수들은 그림자와 메아리를 진정한 세계로 여기지 않고, 그 실체를 알았을까요?」
보시다시피, 그녀가 족쇄를 벗고 마침내 주위를 둘러보며 두 발을 디딘 순간, 느껴지는 건 극심한 고통뿐이었습니다……

뒤에 있던 불빛이 눈동자를 제대로 비춘 적이 없기에 그녀는 눈이 부셨고, 걸음을 배운 적이 없기에 그녀의 두 다리는 매우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끝없는 방향과 공포에 빠져, 그림자와 메아리가 진정한 세계라고 믿었죠
하지만 은하에 있는 우리가 과연 그녀보다 더 깨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름도, 생명도 없는 자여,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걸어온 운명의 길과 당신이 믿는 에이언즈——당신의 손으로 「개척」한 모든 것 역시——그저 타인이 드리운 그림자가 아닐까요?

이 의문은 무대가 끝난 뒤에 천천히 얘기하죠. 당신이 모든 진실을 보고 나서 반신들이 절 가두기 위해 세운 감옥에 도달한다면, 직접 만나서 토론하자고요……
저는 「신례 관중」으로서 카오스라나가 짧어진 삼천만 번의 윤회를 지나왔습니다——
제게 천년이라는 시간은 모래 속의 분자와 같죠. 그리고 은하에 있어 앰포리어스 역시 해변 위 모래알에 불과하고요
「지식」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맹세한 제가 고작 작은 분자 하나 때문에 마음이 닿겠습니까?

이제 「세월」의 힘을 사용해 해저로 통하는 문을 열고, 충심 때문에 고통받는 교도소장을 찾으십시오. 그녀를 찾아 세계의 소용돌이에 발을 들이고, 우리의 원한을 매듭지읍시다
그 궁전은 취기와 정체로 가득한 「바다」의 반신의 심경을 반영하죠. 당신은 그곳에서 구세의 서사시의 진정한 시작을 보게 될 겁니다……

해류에 의해 씻겨 나가고 뒤덮인 추악한 역사를——카이사르가 정복이라는 명목으로 치른 피의 제사와 오백 명의 황금 피로 쌓아 올린 신이 되기 위한 계단을 말입니다


스텔레
(이 문 뒤에 창세의 소용돌이로 향하는 길이 있어……)

리고스의 목소리
이제 거짓된 연회에서 떠나도록 하죠——
그리고 저 피비린내 나는 무대에 올라갑시다

리고스의 목소리
바다를 섬기는 궁전, 소용돌이와 연결된 성소, 그리고 제1차 불을 쫓는 여정의 전장……
선택지
시간의 흐름이 느려졌다…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의 노래는 세월을 이곳에 멈추게 했고, 제 육체를 가두어 영혼의 마모를 피했습니다——오직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기 위해 말이죠
리고스의 목소리
뒤틀린 시공간이 그녀의 방향을 비추고 있군요——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너, 너희! 아폴로니우스 씨한테서 떨어져……
「세이렌」
꿀 음료로 가득 찬 술잔은… 이렇게나 향긋하구나……
「헬코리토 경」 아폴로니우스
빨리 도망쳐… 베르기니아……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헬코리토 경…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요!
「세이렌」
죽음에 잠긴 사랑이라… 이 얼마나 맛있을까……

리고스의 목소리
아쉽게도 눈앞에 보이는 건 역사의 잔향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개입 또한 헛된 메아리일 뿐이죠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아폴로니우스 씨… 보세요… 제가 적을 물리쳤어요……
하지만… 더 나아가진… 못 할 것 같네요……
「헬코리토 경」 아폴로니우스
미안… 베르기니아, 너까지……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괜찮아요…. 당신 곁에서 죽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리고스의 목소리
아, 정말 아이러니한 숙명이군요……

세계의 근간이 흔들려도 무정한 카이사르께선 과거 3천만 번의 세월과 같은 결정을 내렸네요——
첫 번째 불을 쫓는 여정에서 불을 쫓는 군단은 스틱시아를 공격했습니다. 무수한 세이렌이 저승의 강에서 나타나 거대한 파도처럼 영웅들에게 몰아쳤죠……

당신의 앞에 펼쳐진 지옥은 바로 그 전투를 재현한 겁니다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편지가 있는데… 제가 읽어드릴게요……
제가 쓴… 마지막 시랍니다……
「나무 그림자가 감싼 현인의 뒷모습은 연륜을 짙어진 거대한 바위 같고……」
「새의 노랫소리는 숲을 가르는 바람 같지만, 그 들쪽날쭉 갈라진 틈을 비껴갈 순 없도다……」
「그의 무게는… 새의 날개와… 싹트는 마음을 억누르네……」

「헬코리토 경」 아폴로니우스
하하… 예전부터 이 말을 하고 싶었는데……
시를 읊는 네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카르미눔 경」 베르기니아
……

시를 낭송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서서히 가라앉는 바람처럼 호흡과 함께 입가에서 사라진다
「헬코리토 경」 아폴로니우스
베르기니아, 신세계에서… 다시 만나자……
그의 몸은 점점 굳어 가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온화한 석상 같은 자애로운 모습이 걸려 있다

리고스의 목소리
노랫소리로 고통스러운 과거에 기쁨의 베일을 덮었군요

아, 버려진 두 개의 데이터가 누군가의 귀환을 기다리는 거 같네요
역사를 재현하고… 신전의 바다를 지나 제 곁으로 오시죠

리고스의 목소리
정말 참혹한 죽음이네요
노래하는 물고기 떼에게 삼켜진 불을 쫓는 군대는 너무 늦게 깨달았죠……

보세요. 잔인한 카이사르와 그녀의 기사단장이자 불쌍한 교도소장——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연산 대상인가요! 그들의 손은… 황금 피로 물들었답니다
다리를 세워 운명의 강을 건너시죠. 죄수의 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카이사르… 카이사르님… 제 멋진 모습을 보셨나요, 카이사르님……

「브루마리스 경」 세네카
멍청한 녀석…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모르겠어?
그녀의 책략이 있었다면 우리가 이런 상황에 빠졌을 리 없잖아? 카이사르는 처음부터 이 전투의 결말을 알고 있었을 거야……
폭군… 내가 꼭 죽여버리겠어……
「프라코리스 경」 라비에누스
아니… 그분은 우리가 헛되이 죽게 두지 않으실 거고, 사람들의 꿈을… 그리고 앰포리어스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카이사르님, 저는… 제가 우매하다는 걸 압니다…. 그러니 영원히 당신의 뜻을 믿겠습니다……
제 목숨을 거두어… 뭇벌의 위업을 완수하시죠……

……
그의 부서진 갑옷은 더 이상 들썩거리지 않았고, 감지 못한 눈빛은 부러진 칼날처럼 여전히 단호했다

세네카
멍청하긴… 윽… 아무래도 복수는 힘들 것 같군. 폭군… 내가 없으면… 너의 여정도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난 저승의 강에서 수치스러워하며 올 너를 기다리겠다…. 그리고 왕관을 쓴 네 머리를 베어주마……
기억해… 난 단 한 번도 너와… 운명에 굴복한 적 없어……

……
그녀 옆의 폭풍이 차츰 가라앉고, 눈가의 눈물은 피와 함께 금빛 비가 내린 연못처럼 고인다

리고스의 목소리
왕, 그리고 왕의 곁에 있는 보검이네요
우주를 둘러보면 이런 대조군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들의 결말도… 대부분 비극이죠

히실렌스
……
카이사르님, 대체 왜……
케리드라
왔군, 글래디오럼 경

히실렌스
저에게 바닷길을 끊고 후방의 위협을 제거하라고 명하셨는데——
어째서 제가 돌아오길 기다리지 않으신 거죠…? 왜 무턱대고 선봉군을 출격시켜 그들을 헛되이 희생시킨 겁니까?!

케리드라
헛되이 희생시키다니? 틀렸어——그들의 황금 피는 헛되이 흐르지 않았다. 경들은 날 위해 「율법」의 신이 되는 길을 닦아줬지
히실렌스
…「율법」의 시련? 그런 말씀은 하신 적이 없잖아요. 그건 도대체……

케리드라
「율법」을 집어지고자 하는 자는 이 세상에서 저주를 제거하고, 저주받은 자의 피를 바쳐야 한다——
나는 탈란톤이 말한 저주의 피가 도대체 뭔지 계속 생각해왔지. 그리고 드디어 답을 찾았노라……
그대와 나, 그리고 신탁에 감화된 모든 황금의 후예가 바로 저주받은 자들이다. 그 건방진 신례관이 말한 거처럼 황금 피는 「파멸」의 인자이자 세계의 운명과 양립할 수 없는 존재지
프라코리스 경, 브루마리스 경, 헬코리토 경… 그들의 미래는 그 순간 이미 결정됐다. 영광스러운 원정에서 희생되는 건,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지
케리드라
……

불을 쫓는다는 건 무언가를 계속 잃어가는 여정이고, 목숨 또한 보잘것없다고 할 수 있다
신하로서 그 정도 각오도 없이 출정했다면——네 말대로 가벼운 충성심은 가식일 뿐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지

히실렌스
…그럼 제 충성심은요, 케리드라 님?
왜 후방 정리를 핑계로 절 보내신 거죠? 마음속에… 인간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긴 한가요?

케리드라
……
그건 그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 있어서, 그뿐이다. 그대 외에는 파쿠사의 신권을 짊어질 자가 없기 때문이지
이제 선택권은 네 몫이다. 그대를 속박하는 충성심을 내려놓고, 그 검으로 내 심장을 꿰뚫거나… 계속 나와 함께 동행해 바다의 마지막 남은 숨통을 끊어버려라
만약 나와 함께 미래를 걸을 뜻이 없고, 더는 내가 앰포리어스를 위해 새로운 「율법」을 얹지 않으리라 믿는다면, 얼마든지 내 목숨을 가져가라……
앰포리어스의 카이사르는 냉혹하고 포악할진 몰라도, 절대 위선적이지는 않다. 내가 「목숨 또한 보잘것없는 여정」이라고 했을 때——
그대는 카이사르가 별바다를 향한 야망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리고스의 목소리
보시다시피, 그 포악한 카이사르가 영웅 500명의 피를 제물로 바쳐 「율법」의 시련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 불쌍한 교도소장의 고난도 이때부터 시작됐죠
선택지
히실렌스 씨는 어떤 선택을 내렸죠?
리고스의 목소리
저는 내레이터가 아닙니다. 전 당신이 놓친 역사를 설명해 줄 의무도, 그럴 마음도 없죠
그저 황금의 후예가 제게 선전 포고를 하기 전에, 그 카이사르가 얼마나 잔악무도한 선택을 했는지 당신이 지켜보기만을 바랐을 뿐입니다
선택지
제가 흔들릴 것 같나요?
리고스의 목소리
하하… 농담도 잘하시네요. 2천 년 전, 저는 대화로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만에 하나라도 당신의 마음에 틈을 낼 기회가 있다면……
제 승리가 확실해지니까요
과거가 일단락됐으니, 이제 「세월」을 현재로 되돌리고——
심연의 끝까지 계속 잠수하시죠

리고스의 목소리
파도를 가르던 함대가 깊은 물 속에 휩쓸리고, 불을 쫓던 약충들은 불에 타 잿더미가 되다니, 참 슬프군요
그리고 당신은 구세주로서——이 금빛의 죽음을 지켜보게 될 겁니다

리고스의 목소리
이 비밀문은 소용돌이로 통합니다……
우리의 재회를 위해 서둘러 주세요…. 구세주

케리드라의 목소리
한참 동안 말이 없군, 글래디오럼[비늘의 검사] 경…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기 시작한 건가?
히실렌스의 목소리
……
더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구사의 소용돌이가 바로 앞에 있어요

히실렌스의 목소리
시련이 끝나면… 저와 카이사르님의 관계는 끝입니다
케리드라의 목소리
그대는 뭇별을 향해 헤엄치고 싶지 않은 건가, 글래디오럼 경?
히실렌스의 목소리
저는 원래 바닷속의 물고기였습니다. 하늘의 별들은… 저와 무관하죠

리고스의 목소리
저기, 묘비가 있군요……
누구를 위해 세운 걸까요?

리고스의 목소리
이곳에서 자신을 교도소장이라고 생각한 죄수는 선택을 내렸죠……
직접 보고 듣고… 깨워보세요

리고스의 기억
글래디오럼 경… 지난 백 년간 당신이 여기에 몇 번이나 왔는지 셀 수도 없군요
히실렌스의 기억
……
리쿠르고스, 너는 정말 시끄러운 죄수군

리고스의 기억
「율법」을 조작한 두 명의 지니어스와 이 세계에서 희생된 모든 황금의 후예, 그들——그리고 당신들이——힘을 합쳐서 제힘을 떨어뜨렸지만, 제 의지를 박탈할 수는 없죠
의지가 온전한 한 저는 자유입니다
히실렌스의 기억
훗… 자만하기엔 아직 일러. 나한테는 네 정신을 속박할 방법이 남아 있거든
리고스의 기억
정말 기대되는군요. 하지만 당신의 사명도 이제 끝날 때가 됐을 텐데——
이곳에서 당신은 파구사의 몸속에 있는 「바다」의 불씨를 깨냈죠. 그리고 이곳에서 당신과 그 카이사르는 나란히 신이 되어 앰포리어스의 기둥이 됐습니다. 그다음……
당신은 그녀의 심장에 칼을 꽂고 왕을 시해한 신하이자, 신을 죽인 반신이 됐죠——적어도 역사에서는 그 참극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천 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째서 당신은 그 카이사르의 묘비를 지키며, 그녀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는 거죠?
히실렌스의 기억
……
리고스의 기억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곳에 갇힌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닐 수도 있겠군요
히실렌스의 기억
침착한 네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가슴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마치 여기서 벌을 받는 건 네가 아니라, 모든 걸 잃은 우리인 것 같다고
리고스의 기억
하하… 그건 제가 제 비전을 위해 이미 3천만 번의 세월과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기다려왔기 때문이죠
저는 고독이 치명적이라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사실 동굴에 있는 죄수에게 고독은 생각을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옛 친구 같은 존재죠
하지만 글래디오럼 경, 당신은 다릅니다. 고독은 고요한 바다에서 뽑아 나온 악마의 손처럼 당신을 잠식시키며, 천천히 마음을 갉아먹고 있죠——당신도 그 길을 잃은 세이렌처럼 퇴화하는 걸까요? 정말 유감이네요……
히실렌스의 기억
네 말이 맞아, 리쿠르고스. 충성, 저주, 동족의 죽음, 끝없는 기다림까지… 빛을 볼 수 없는 물고기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족쇄지
나는 날 끌어들이는 소용돌이에서 헤엄쳐 나갈 수 없고, 사람들이 바라는 것처럼 그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리라고 강요할 만큼의 확고한 신념도 없어
리고스의 기억
아… 저를 처형할 천외의 구세주를 말하는 거군요.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그녀가 이곳에 올까요?
아니면, 그녀가 다시 돌아오긴 할까요?

히실렌스의 기억
몰라. 아마 아무도 대답할 수 없겠지
리고스의 기억
그러면 당신은 어쩔 생각이죠?
히실렌스의 기억
……

히실렌스의 기억
케리드라 님……
당신의 율법을 이행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당신의 부하가 되어 글래디오럼 경이라는 칭호를 받은 뒤로, 제 노랫소리는 타인을 위해서만 울려왔죠. 수차례 당신의 음모와 계책을 위해, 전 세이렌의 노랫소리로 사람들을 환상에 빠뜨렸어요……

히실렌스의 기억
이제 세이렌 「헬렉트라」가 자신을 위해 노래하게 하고, 절 끝없는 환상의 꿈으로 데려가게 해주세요
바다여! 여생의 맑은 정신과 자유를 바칠 테니——영웅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공허」와 맞설 힘을 주소서
회색 물고기, 천외의 구세주……
네가 세월의 바다를 건너 이곳에 오면, 내 독주를 들을 수 있을 거야——그 노래는 너를 세계의 심장으로 이끌 테지
그때 난 여전히 자신을 속박한 꿈에 빠져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난 이어져 온 책임을 이행해 신례 관중을 봉인한 족쇄를 지키겠어
기억나? 세이렌의 노랫소리에서 사람을 깨우려면 필요한 게 있잖아……
선택지
파구사의 감로…
히실렌스의 기억
내가 너한테 준 선물이야——그때가 되어도 네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네
네가 돌아왔을 때, 그 꿀 음료를 이 묘비에 공양해 줘
거기엔 우리 모두의 헌정과 희생이 기록돼 있어. 천 년이 넘게 이어져 온 계주는 앰포리어스가 너의 귀환을 위해 써둔 서곡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너의 애도가 끝날 때 쯤이면 나도 아마 꿈에서 깨어났겠지? 그럼 여운의 궤적을 따라서 나를 찾아줘——
그리고 함께 그 「지식」의 죄인을 처형하러 가자

리고스의 목소리
드디어… 33,550,336번의 윤회와 4,931년이 지난 후에야 앰포리어스에 막이 내리려는 것 같군요
동굴 속의 그림자는 모든 걸 바쳤지만, 동굴 밖에 있는 「생명」을 흉내낸 것뿐이었죠. 참 안타까운 헛수고네

스텔레
닥치시죠. 그들은 그림자가 아니에요……
그들이 한 모든 일 덕분에, 어두운 동굴을 부수고 「개척」의 불씨를 찾을 수 있었어요……
이젠, 제가 이 불씨로 앰포리어스의 여명을 밝힐 겁니다!

리고스의 목소리
…후후, 당신이 찾은 답은 결국 운명의 길의 의지군요?
저는 그 답을 인정할 수 없지만, 그들에 대한 당신의 찬사는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방금의 실언을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과를 표하며 이 세상의 모든 운명을 지켜본 신례 관중의 이름으로, 당신과 함께 추모하고 이곳에 잠든 영웅들에게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그다음엔 새로운 태양이 과연 누구의 불빛을 담을지 승부를 내보자고요

선택지
비문을 읽는다
불을 쫓기 위해 희생된 황금의 후예들에게——그들의 운명은 신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그들은 자신의 미약함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불을 쫓는 길에 황금 피를 격렬히 뿌렸다
「프라고리스[부러진 날] 경」 라비에누스, 출생: 광력 3743년, 사망: 광력 3960년
「브루마리스[겨울비] 경」 세네카, 출생: 광력 3749년, 사망: 광력 3960년
「카르미눔[바람 시인] 경」 베르기니아, 출생: 광력 3853년, 사망: 광력 3960년
「헬코리토 경」 아폴로니우스, 출생: 광력 3704년, 사망: 광력 3960년
……
긴 묘비명의 끝에——
「율법의 반신」, 「카이사르」 케리드라… 사망: 광력 3960년
선택지
제1차 불을 쫓는 여정의 영웅들을 위해 공양을 바친다
잔에 담긴 꿀 음료를 비석 위에 붓자, 호박빛 액체가 비문 틈새로 흘러들어 마치 영웅이 쏟아지는 경의를 마시는 듯하다

스텔레
베르기니아, 아폴로니우스, 세네카, 라비에누스, 케리드라에게……
리고스의 목소리
잔혹한 희생을 통해 그들은 이 세계에 있는 「율법」의 별을 밝혔고, 앰포리어스의 운명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신기루 같은 물거품 속에서, 그들은 성간으로 나아가는 공상을 후세의 영웅들에게 맡겼죠

선택지
비문을 읽는다
「대지의 반신」 테라복스, 출생: 광력전 2000년경, 사망: 광력 3961년
「낭만의 반신」 아글라이아, 출생: 광력 3860년, 사망: 광력 4029년
「죽음의 반신」 카스토리스, 출생: 광력 ???년, 사망: 광력 4123년
「분쟁의 반신」 마이데이모스, 출생: 광력 4071년, 사망: 광력 4284년
「통로의 반신」 트리스비오스, 출생: 광력 3720년, 마지막 트리스비오스의 사망: 광력 4295년
「계락의 반신」 사이퍼라, 출생: 광력 3942년, 사망: 광력 4534년
「이성의 반신」 아낙사고라스, 출생: 광력 4065년, 사망: 광력 4534년
「하늘의 반신」 히아킨티아, 출생: 광력 4297년, 사망: 광력 4602년
……
묘비명의 끝자락에 아직 완성 전인 문구 한 줄이 남아 있다
「바다의 반신」 헬렉트라, 출생: 광력 3860년, 사망: 광력 년
선택지
제2차 불을 쫓는 여정의 영웅들을 위해 공양을 바친다
당신은 다시 성배를 기울인다. 황금 피로 씻은 반신이 운명의 세례를 받은 것처럼 비석이 꿀 음료로 흠뻑 젖는다
스텔레
아글라이아, 트리스비오스, 마이데이모스, 카스토리스, 아낙사고라스, 사이퍼라, 히아킨티아에게……
리고스의 목소리
그들은 천 년에 걸친 계주 속에서, 자신을 훨씬 뛰어넘는 적과 헛된 항쟁을 펼치며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헛된 3천만 번의 윤회 속에서, 그들은 충실하게 실험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다해냈죠. 처음부터 끝까지 말입니다
망자에 대한 애도는 여기까지 하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잔을 올리겠습니다. 방황하는 교도소장과 충성에 속박된 죄인을 위하여——

스텔레
이 노랫소리는… 설마……
리고스의 목소리
그녀는 파구사 감로 덕분에 천 년의 꿈에서 깨어나 사명의 마지막 약장을 노래할 겁니다

스텔레
히실렌스 씨……
리고스의 목소리
이 구세계의 묘비는 세이렌의 환상의 닻이자, 헬렉트라가 자신을 속박한 표식이기도 하죠. 동시에 연극의 막이 오를 때 제가 말했던 앰포리어스의 촉수판이기도 합니다……
동굴 속에 갇힌 죄수들이 영웅을 자처하고, 고난을 월계관 삼으며, 그림자와 메아리가 함께 연기하는 서사시죠

이제 직접 이걸 무너뜨려서 이 환상을 깨부수세요. 신례 관중은 잠시 퇴장하겠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날 때는——
앰포리어스, 더 나아가 은하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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